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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Sep 05. 2022

[사십팔 필라테스] 41. 스트랩 그리고 몰입

스트랩


리포머 기구는 주로 그 위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발쪽이 있는 스트랩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수업 때는 스트랩이 하이라이트였다. 코어 운동에 가장 효과적인 V자세를 할 때 발을 평평한 표면 위가 아닌 스트랩에 걸어놓으면 코어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침에 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 내내 코어가 당겼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근육 당김이다. 몸 상체와 하체를 V자 모양으로 만드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나 스트랩을 발목에 걸면 몸이 더 뒤로 젖혀지기 때문에 코어에 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 자세에서 양 손을 1) 쇄골 위에 2) 앞으로 나란히 3) 위로 쭉 뻗어 상체를 오른쪽 그리고 왼쪽으로 비틀어 세 세트를 하면 코어가 철갑옷을 입은 것처럼 단단해진다.


몰입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뛰다보면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필라테스도 마찬가지다. 아니 어느 활동도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을 잊고, 자의식을 내려놓고, 시간과 공간을 망각할 정도로 현재와 하나가 되어 몰입하면 행복하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은 몰입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과정은 몰입이지만 결과는 탁월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집중을 잘하며 그 결과 성적도 좋다. 반대로 나는 요즘 미드를 볼 때도 산만해서 위장이 휴식하지 못할 정도로 계속 먹었고, 그 결과 체중은 늘었다. 또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흥미를 잃어 고개는 끄덕이지만 내용은 귓등으로 흘렸고, 그럼 이미 상대방이 말했던 내용을 내가 다시 물었고, 상대는 예의상 답은 또 반복해주지만 아까 본인 말을 안들었구나 알게되어 관계도 소원해진다. 운동 시 딴 생각을 할 때마다 강사 지시를 놓쳤다. 그러면 자세는 흐트러져 몸에 무리가 갔다. 과거, 미래에 대해 머리를 비우고 운동에만 집중하니 강사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운동 효과도 컸다. 앞으로 모든 일상에 몰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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