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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01. 2020

서평.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철학 뷔페다. 이런 맛도 있구나 조금씩 먹어본다. 예전에 먹어본 음식이지만 다른 맛도 있고, 처음 본 음식인데 이미 맛본 것같기도 하다.


1장 사람. 샤르트르(프랑스)는 “일생에서 우발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과 세상에 참여”하라고 한다. 예전에는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해왔기 때문에 요즘에는 그럴 수 있어, 의미나 의도는 없어, 우연의 일치야, 하고 생각할 찰나, 샤르트르는 “일어나는 일은 모두 계획의 일부”라고 한다. 내 인생이 이미 계획돼 있다면 이렇게 아둥바둥 살지 않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장 조직. 탈레브(미국)는 “외부 혼란, 압력 등 충격을 원동력으로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 반취약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이나 테스트는 오히려 반취약성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어떤 일을 계기로 좌절하거나 약해질 수도 있지만 작약으로 삼아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이고, 개선적인 방향으로 틀 수 있다. 안주하면 오히려 위험하다.


3장 사회. 뒤르켐(프랑스)에 따르면 “사회 규제가 느슨해져도 개인이 자유로워지지 않으며 연대감의 상실로 오히려 불안하고 고독해지는 아노미 상태가 된다”고 한다. 연대감을 가족, 학교, 회사, 심지어 국가에서 찾는 시대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을 보호하고 싶은 사람끼리 동물을 보호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책을 읽는다고 사회에 문제가 생길까. 새로운 공동체 형태를 환영한다.


4장 사고. 후설(오스트리아)에 따르면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판단을 정지하는 에포케”개념을 제시했다.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도 내 생각이 확고해진다기보다 내 생각에 의심이 든다. 내가 아는 게 편견, 세뇌, 누군가의 이익 때문에 형성된 것같아 확실한 게 과연 있기나 할까 의심이 든다. 상대방이 이렇게 말했다, 라기보다 내가 이렇게 들었다, 근데 내가 들은 게 맞을까? 잠깐 멈춰 생각하는 에포케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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