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간관계의 법칙, 로버트 그린

by 카멜레온

인간관계에 서툴렀던 모습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소위 ‘반유혹적'인 특징이었다. 불안하고, 조급하고, 소심하고, 도덕적인 말을 하고, 인색하고, 말이 많고, 예민하고, 자기 멋대로하는 모습을 보일 때 나는 분명 요즘 말하는 ‘비호감'이었을 것이다. 그럼 반대로 하면 ‘유혹적’이고 ‘호감가는' 행동이다. 자신감있고, 때를 기다릴줄 알고, 대담하고, 즐거움을 추구하고, 베풀고, 잘 듣고, 웃어넘기고, 배려하면 된다. 책은 유혹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을 9가지로 나누고, 친밀도에 따라 관계를 주도하는 전략을 24가지를 제시했지만 결국 근본적으로 얼마나 ‘자기중심적’이 아닌 ‘타인중심적’으로 행동하는지가 관건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타인이 원하는 것을 주면 된다는 이론은 말은 쉽지만 반문하게 된다. “그럼 나는?!”


유혹하는 사람


사이렌(여성) siren과 레이크(남성) rake은 성적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다. 아이딜 러버 ideal lover는 상대방이 욕망하지만 금지되거나 결핍된 것을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다. 유사하게 차머 charmer는 겸손함과 친절함으로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킨다. 차머와 반대로 코케트 coquette는 냉담하고 초연한 태도로 무관심한 매력이 있다. 스타 star는 신비감으로 쌓여 이상적인 것을 대리만족시켜주는 사람이다. 내추럴 natural은 아이처럼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사람이다. 반대로 카리스마 charismatic는 뚜렷한 비전과 용기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댄디 dandy는 여성적인 남성, 남성적인 여성으로 양성적인 매력을 갖고 있고 금기된 동성애를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다. 누구나 이 유형과 비슷한 특징이 한 개 이상 있을 것이다. 자신과 가장 유사한 특징이 매력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이 9개 유형 중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나요?


유혹당하는 사람


이 책을 보면서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에 대해서든 현실에 대해서든 불만있는 사람이 유혹당하기 제일 쉬운 사람이라고 책에서는 적나라하게 말한다. 불행한 사람, 슬픈 사람, 무언가를 잃은 사람은 무언가를 원하기 때문에 유혹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에게는 원하는 것을 주면 바로 넘어간다. 상대방이 현실에 불만이 있다면 disappointed dreamer 환상을 심어준다. 늘 이쁨을 받아서 지루함을 잘 느낀다면 pampered royal 새로운 장소에 데려가거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도덕을 중시하는 사람이면 new prude 우월감을 느끼도록 칭찬을 해준다. 한 때 잘나갔다면 crushed star 지금도 잘나가는 것처럼 대우해준다. 인생 경험이 부족한 사람 novice에 대해서는 인생 경험이나 지혜를 말해준다.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conqueror 너무 쉽게 주지 말고 장애물을 만든다. 이색진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exotic fetish 이색진 것을 준다.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drama queen 친절함 대신 고통을 준다. 지적 수준이 높은 사람에게는 professor 부족한 육체적 매력을 격려해준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 beauty에게는 외모 말고 재능이나 지성을 인정해준다. 철부지에게는 aging baby 애 취급해준다. 남을 구원해서 자신의 대단함을 과시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rescuer 본인의 약점을 과장해서 자신을 도와줌으로써 상대방이 우쭐해질 수 있게 한다. 방탕아 rogue라면 순진함으로 어필한다. 숭배할 것을 찾는 사람 worshipper 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고 되도록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 감각에 예민한 사람에게는 sensualist 감각의 자극을 충족시켜준다. 고독한 리더 lonely leader 경우 사방이 아첨꾼으로 쌓였으므로 대등하게 대하고 신뢰를 준다. 양성의 특징을 가졌다면 floating gender 본인도 양성의 특징을 보여줘서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내비친다. 한 때 잘나가던 사이렌/레이크 reformed siren/rake 에게는 아직도 매력이 있으니 유혹당해준다. 이 18가지 특징의 근본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주는 것이다. 개인마다 신체 사이즈가 다르듯 원하는 게 다르니 맞춤형 옷을 재단하듯 맞춤형 욕구 충족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또 반문하게 된다. “그러니까 나는 나는 나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


유혹하는 사람의 노력은 칭찬해줄만하다. 자신의 욕구는 내려놓고 상대방의 욕구에 신경써주는 것이니까. 악의가 아닌 선의로 다가간다면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주는 행위이다. 이렇게 남을 유혹하는 방법을 제시해줘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로 생각하니 이 책이 명성대로 그렇게 위험한 것같지도 않다. 상대방의 욕망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근본적인 전제이지만 그 외 소소한 전략들도 있는데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 어떨 때는 은근히 암시적으로, 어떨 때는 적극적이고 저돌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어떨 때는 친절했다가 어떨 때는 차갑게 대해야 한다. 어떨 때는 상대방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어떨 때는 지루하지 않게 새롭고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떨 때는 관계가 편안해야 하고, 어떨 때는 긴장과 설레임이 있어야 한다. 어떨 때는 너밖에 없어 하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고, 어떨 때는 질투심을 유발하며 떠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한다. 온갖 기술과 전략을 사용해도 결국 기본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인 것같다. 그런 배려 혹은 유혹의 결과는 나에게 되돌아오니 역설적이게도 결국 상대방을 위하는 길이 나를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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