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잠시 마무리

1부 마지막

by Chang


#1화에서 말했듯 엄마는 투석 환자다.


일주일에 3번씩. 3시간 30분을 투석받지 않으면 망가진 신장 탓에 요독이 쌓이고 쌓여 혼수상태로 죽게 될 난치성 병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장기밀매나 장기매매의 원인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병이기도 하고.

어머니가 투석을 하기 전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신장을 구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신장을 팔아 돈을 벌려는 이야기가 와닿지가 않았다. 그냥 그런 병이 있구나란 생각에 머물 뿐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투석을 시작하면서 투석실을 오가다 보니 왜 다들 신장 이식을 원하는 건지 어렴풋이 체감하게 됐다.


신장이 해야 할 일은 기계로 하면서, 매주 3번씩 피를 청소하는 일. 이건 삶의 질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는 일이었다. 컨디션이 좋을 리도 없고, 주기적인 치료로 인해 직장 생활을 하기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해 보였다. 그런 이유로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 할 2-50대의 환자들에겐 꽤나 버겁고 괴로운 병이다. 프리랜서라 전담하게 된 내 입장에서도, 즉 보호자 입장에서도 투석 환자 케어는 꽤나 버겁고 괴로운 병이다.


하여간 그나마 운이 좋아 뇌사자의 신장 이식을 빨리 받게 될 경우도 있긴 했다. 하지만 이식 수술 비용은 비싸다. 운이 나쁜 경우는 이식받은 신장이 또 망가져 투석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쉽게 말하면 복불복 같은 거였다. 인생처럼 말이다.


어머니와 투석실을 다닌 지 반년이 넘자, 나는 보호자인지 투석 환자인지 혼동이 오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주기적인 병원 일정이 생겨버렸고, 어머니의 투석 시간 동안 내 시간도 조금 붕 떠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변의 조언에 따라 어머니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했고, 나는 야간 수업으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나라에서 주간보호센터나 재가방문요양을 신청할 시 지원을 해준다. 엄마의 경우는 이용 시설의 15프로만 내면 됐다.



어머니 등급이 나온 후 나는 재가방문요양업체와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 등에 날 대신해서 어머니 케어가 가능한 곳을 찾았다. 집 근처에서부터 투석실 근처 센터들까지 전화를 돌렸는데 한 곳을 제외한 전부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석실 병원 동행을 해줄 인력이 없어서, 투석실에 있는 동안은 시설 이용 시간 배제라 돈이 안 되기 때문에 등등 이유는 동일했다.


재가방문요양도 불가능한 이유는 비슷했다. 차량이 있는 요보사가 없어서/부족해서. 투석 시간은 방문요양에 속하지 않아 요보사들이 꺼려해서 등등. 하지만 사비를 더 추가해 준다면 가능하다는 답변 동일하게 왔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노인 인구가 늘자 유치원을 접고 실버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일종의 사업이다. 노인 관련 센터, 업체는 계속 생기는 추세지만 지금은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 보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노인 인구 및 1인 독거 가구가 많아질수록 나아질 요소겠지만 말이다.




<작가이자 요양보호사> 시리즈는 여기서 잠시 마무리한다. 이유는 내가 요보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쓸 소재가 없어서다.


처음 이 시리즈를 기획했던 이유는 요보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치매 어르신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서였고.


너무나 적디 적은 경험들로 쓴 개인적 이야기들이라 아쉬움도 많다. 나중에 요보사 일을 하게 된다면 이 시리즈를 이어 쓰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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