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망원 한강공원

20110605 사진

by Chang

2011년 06월 05일 폰으로 찍었던 사진



당시에 썼던 글


돗자리에 앉아 잔디밭 위에서 뛰노는 사람들과 반려견을 관찰했어. '약간의 와인 한잔 정도는 마셨어' 한강에만 나오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다들 행복해 보여서 신기해. '나만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


나무 그늘에 숨어 혹은 그늘에 기대앉아 있었지만 해는 늘 움직이니까, 나무의 그림자가 점점 왼쪽으로 왼쪽으로 이동했어. 그림자의 키는 점점 길어졌어.


노을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야. 햇볕을 반사하는 잔디의 푸름 혹은 반짝반짝도 기분 좋아. 눈이 부신 나머지 눈을 가늘게 뜨거나 자주 감았다 떴다-하는 몸짓도 괜찮아.


괜찮았어. 나는 그렇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어디라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은 날이었어.


<수정> 버튼을 클릭하고는, 새벽 5시의 여명을 보고는 '이제 자야겠다'라고 느끼는 것도 괜찮아. 회색빛 푸른 하늘을 보며 잠드는 것도 괜찮아. 스탠드의 불빛을 끄고 잘 수 있으니까 괜찮아. "정말 괜찮아"


2011년부터 2015년 즈음엔 망원 한강 공원을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일을 할 때도, 사람들을 만날 때도 홍대 아니면 망원에서 머물렀다.


처음 망원 한강 공원을 갔던 기억이 난다.

내게 망원 한강 공원은 다른 한강 공원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뭔가 예술가 같은 사람들이 많았고, 기타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을이 질 즈음에는 왜 연예인들이나 예술가들이 망원 근처에 많이 사는지 알 것 같다는 묘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괜찮아"를 떠올리면 어떤 외국인의 밈 같은 노래가 먼저 떠오른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스스로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작가가 된 후에는 '괜찮아'라는 말에 인색해진 것 같다. 물론 나는 연재했던 웹툰들이 그냥저냥의 성적을 냈어도 매번 '괜찮아'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연재조차 얻어내지 못하고 강제 휴식기를 가지는 경우들이 있었으니까. 물론 지금은 내가 자발적 강제 휴식기를 갖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번아웃이어도 괜찮아. 지금은 연재를 못해도 괜찮아. 지금은 콘티가 짜기 싫어도 괜찮아. 글 쓰기가 싫어도 괜찮아. 사람들하고 연락하기 싫은 것도 괜찮아. 지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괜찮아. 게을러도 괜찮아. 놀아도 괜찮아. 마음 가는 대로 해도 괜찮아.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괜찮아. 어머니 간병이 지치는 것도 괜찮아. 사람이니까 당연한 거야. 괜찮아. 사람들한테 아쉬운 소리, 싫은 소리, 미운 소리해도 괜찮아. 그냥 전부 다 괜찮아. 괜찮아질 거니까 괜찮아.


그래. 다 괜찮아질 거야.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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