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이해에 관하여

20120323 사진

by Chang
29화.jpg

2012년 03월 23일에 폰으로 찍은 사진



당시에 썼던 글


"세월이 흐를수록 내가 점점 더 자주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인간은 자신의 나이 속에서만 존재하고, 모든 것은 나이와 함께 변한다는 점이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지금 먹어 가는 나이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 쿤데라 전집 14 <만남>에서 -



2012년 3월 23일엔 비에 젖은 길가의 사진과 쿤데라 전집의 한 구절이 남겨져 있었다. 아마도 당시에 구절에 대한 소감을 적지 않은 건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아서일 것 같다. 왜냐면 13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 구절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13년의 시간 동안 나이와 상관없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다. 어떤 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진짜 어른처럼 속이 깊었고, 어떤 이들은 환갑을 넘겨서도 어린애처럼 고집을 부렸다. 그러니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했다.


고인이 된 내 형제도 그랬다. 한결같은 평생을 살다 죽었다. 그건 나도, 연로한 노모에게도 해당될 얘기다. 나이가 들수룩 달라지는 건 감정의 갈래뿐이지 않을까, 그런 이해만 들뿐이다.


사실 모두가 공평하게 먹는 나이라지만, 빈부 격차에 따라 나이를 먹을수록 할 수 없는 것들, 제한되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격차에도 젊음으로 해볼 만한 나이가 20대였던 것 같다. 그래서 빙의, 환생, 회귀 소재의 웹툰과 웹소설이 유행하는 거겠지.


내 번아웃은 덜커덩 소리와 함께 상자에 가둬 넣었다. 나오려고 애쓰는 중이지만, 당분간은 얌전히 있어주면 좋겠다. 작업이 진척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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