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느껴본 '무지호텔(Muji Hotel) 심천 Shenz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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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무지호텔에 입장하면서 본 '무지호텔의 오감 매력_리셉션의 시각, 촉각’에 대해 기록해보았다.
이번에는 무지호텔의 게스트룸과 다이너의 시각, 촉각, 청각, 미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무지호텔의 객실은 Type A, B, C, D, E로 구성되어있다. A가 가장 기본적이고 E로 갈수록 방이 더 넓어지고 그만큼 가격도 올라간다.
혼자 가는 것이라 Type A에서 머물고 싶었지만, 급하게 예약했던 탓에 A는 매진이었다. 덕분에 B타입의 룸의 더블도 아닌 트윈에서 머물게 되었다.
게스트룸 안에는 기본적으로 침실 공간, 휴식 공간, 욕실 공간이 있었다. 브랜드 무지는 전 라이프 스타일에 걸쳐진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보니, 무지 제품들로 채워진 호텔 내의 각 공간에서 직접 입고, 먹고, 사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게스트룸은 MUJI 호텔의 일관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공간이었다.
리셉션, 복도 그 어느 곳에서도 동일하게 볼 수 있었던 은은한 각 티슈 같은 육면체 조명과 무지의 목재, 따뜻한 패브릭 등은 모든 방 타입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 역시 객실에서도 침대 헤드, 바닥, 테이블, 미니바, 옷장 등은 무지의 목재를 사용해서 무지 그대로를 느끼게 만들었다.
침대는 목재 헤드와 포근한 하얀 침구로 구성되어있다. 하얀 침구는 일반 호텔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호텔식 침구였고,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에는 무지 디지털시계가 있었다. 사이드 테이블에서는 하나의 배려를 찾아볼 수 있는데, 환경보호를 위해서 침대 시트 교체를 요청하는 메모를 남기면 교체해준다. 환경보호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환경보호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무지호텔 뿐 아니라 많은 호텔에서도 위와 같은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미니바에는 무지 매장에서도 판매 중인 전기주전자와, 루이보스티, 커피가 있었다. 각 호텔마다 미니바의 형태가 다양한데, 이 미니바는 룸 안에 독립적으로 작은 사각 가구로 자리하고 있어서 분위기에 녹아들면서도 돋보이는 디자인이었다.
또한, 룸 내부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MUJI Book은 무지매장에서 구매 후 받을 수 있는 쇼핑백이 책으로 만들어진 버전 같았다. 책에서도 무지 매장의 쇼핑백과 동일한 크래프트지를 사용하여 동일한 무지의 재질을 느낄 수 있었다.
욕실은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화강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샤워부스에는 샤워기와 샴푸, 컨디셔너, 바디솝 딱 세 용품만 놓여있다. 샤워용품이 놓인 이 작은 공간은 해당 3개의 샤워용품의 크기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설계된 무지의 세밀함이 보였다.
그럼 무지 고유의 목재는 어디 있지? 역시 욕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목재는 욕실의 특성상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물이 잘 닿지 않을 만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화장지 거치대와 수건 서랍, 바구니, 휴지통 등이었다.
칫솔, 칫솔꽂이, 핸드솝 등의 어메니티는 역시 무지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전에 직접 구매해서 써보지 않았어도 호텔 안에서 어메니티로 사용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CD플레이어는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 중에 한 부분이다.
무지의 부동 베스트셀러 아이템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 벽걸이형 CD플레이어는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온 제품이다.
이 제품은 2002 iF Design Award에서 금상(Gold Prize)을 수상한 제품이기도 하다. 아래에 위치한 줄을 당기면 CD가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옆의 리모컨도 자석이 부착되어있어 벽에서 쉽게 떼내고 붙여 손쉽게 조절하며 들을 수 있다. 환풍기 같은 CD플레이어에서 바람이 흘러나올 것 같기도 하지만 음악이 나오면서 마음의 환기를 시켜준다.
무지 매장에 들어가면 특유의 전통음악 같은 BGM(Back Ground Music,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중국에서도 무지의 BGM은 유사했다. 최근 유행하는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특색을 가진 음악들이라 한번 들으면 '무지 같은 음악'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무지호텔 게스트룸 안에서는 무지매장에서 흘러나오는 BGM을 원하는 만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장에 있을 때는 음악은 배경으로만 흐르고 음악에 집중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호텔에서는 여유롭게 창밖을 바라보면서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방에 있었던 CD는 총 15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지의 분위기를 지닌 음악들이었지만 제작된 아티스트들의 개성은 돋보이는 음악들이었다.
이 음악들은 무지에서 직접 제안하는 것으로, 매년 테마와 국가를 정해 현지에서 녹음을 한다. 각국의 아티스트에게 연주를 부탁하는데 시칠리아, 하와이,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의 테마가 있는 음악이 인기를 많이 얻었다. 각 음악은 펜타토닉이라는 '파'와 '시'가 없는 '도레미솔라'로 이루어진 5 음계로 구성되어있다. 이 음계는 전통음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안정된 음계라, 무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무지는 매장에서 뿐만 아니라 호텔 게스트룸에서도 BGM을 들을 수 있도록 CD플레이어를 설치했다. 의, 식, 주에 한결 윤택한 경험이 되도록 청각의 요소까지 가미하여 무지의 색깔을 보여준 센스다.
호텔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 바로 조식이다. 조식을 먹으려면 MUJI Diner로 향한다. 무지호텔의 레스토랑은 MUJI Diner라고 쓰여있었는데, Diner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사전에서는 Diner를 작은 식당이라고 한다. 일반 레스토랑과는 달리 작은 식당으로서 필요한 기능 위주로 제공하겠다는 무지의 의도인 듯하다.
무지호텔의 Diner에서는 조식뿐 아니라 점심, 저녁, 간단한 주류까지 이용할 수 있다. 조식은 기본 스타일 서양식, 본토 스타일 중국식, 무지의 고향 스타일 일본식 3가지 종류 중 1가지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 호텔의 일반적 메뉴와 중국 로컬에 맞는 메뉴, 무지가 탄생한 일본식 메뉴의 선택지는 일본에서 시작한 무지의 아이덴티티를 알리면서도 호텔에 묵는 투숙객 특성을 고려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국물이 있는 일본식에는 밥, 국, 계란말이, 연어구이, 두부, 나물의 메뉴로 정갈하게 구성된다. 반찬에 해당하는 메뉴들은 서버가 직접 떠주시고, 밥과 국은 내가 원하는 만큼 따로 떠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 일본 가정식 식당에 가면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조금 더 생소한 맛이었다. 조식으로서 제공되는 메뉴라 그런지 다른 카페 무지에서 먹을 수 있는 식사메뉴보다 가벼운 맛과 구성이었다. 선택한 메뉴 이외에도 과일과 기본적인 서양식 빵, 잼은 추가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무지호텔에서는 무지의 제품들을 경험하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호텔룸에 있던 어메니티들과 미니바의 차와 가전제품들, 다이너에서 사용하는 식기 등은 호텔 내 무지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무지 매장에서 제품을 접할 때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던 제품인데도 무지호텔에서 한번 경험해보고 나니 구매하고 싶어 지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현존하는 수많은 브랜드에서는 고객의 지갑을 어떻게 하면 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구매유도를 하기 위해 여러 마케팅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지는 달랐다. 무지호텔에서 종합적인 의, 식, 주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무지다움'에 푹 빠진 무지의 팬이 되도록 만든다. 무지의 팬들은 브랜드를 옹호하고,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무지 제품들의 좋은 점도 입소문으로 전파하는 핵심 고객층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브랜드의 팬이 생겨나는 현상은 일반적인 한 번의 구매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지닌다.
과연 무지의 많은 팬들이 가고 싶어 지는 무지호텔 내의 매장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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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 무지호텔 블로그 https://www.muji.com/kr/blog/20140401_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