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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직타이거 Jan 08. 2019

7년차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스케치부터 일러스트까지

사용하는 장비는 무엇인지? 프로그램은? 주의사항은 뭐가 있을 까?

무직타이거의 작업과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가봐요 :)

(그 중 30%는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시더라구요)

메일로 여쭤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한 번 이렇게 알려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초기 단계 스케치를 하며 방향을 결정한다


컨셉을 정합니다. 민화나 전통적인 그림을 보고 어떻게 해석할지 방향을 잡아봅니다.

민화는 해석하는 시선에 따라 정말 여러 느낌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민화의 호랑이만 하더라도 시대상이 변하면서 생김새도 변했거든요.

처음에는 산신도에 등장하는 호랑이 처럼 영험하고 무서운 존재였다면, 점점 까치에게 혼나기도 하는 친근한 호랑이가 되었어요.

(호랑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나의 글로 다뤄볼게요)


멋진 큰 고양이 녀석...


그래서 이번 컨셉은 좀 강렬한 느낌의 호랑이를 표현해 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무직타이거의 호랑이들은 친근한 호랑이가 위주였거든요.


그럼, 디자인 작업을 하기전에 스케치를 먼저 합니다, 컨셉을 정하고 느낌이 맞는 스케치가 나올 때까지 드로잉을 해요 :)

스케치하는 시간은 때에 따라 달라요. 바로 원하는 스케치가 나올 때도 있고 안나올 때도 있거든요.


전체적인 느낌을 스케치에서 잡아주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다.


손드로잉으로 할 때도 있고 와콤 신티크 타블릿에 바로 그릴 때도 있어요.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장비를 사용합니다.

손그림을 그릴 때는 프리즈마컬러(prismacolor)의 베르신(verithin) 검정색, 남색을 애용하고 있어요.

사각거리면서 획에 따라 굵기와 강도변화가 좋거든요.


색연필은 역시 뾰족하게 깍아야...제 맛입니다.


노트는 즐겨쓰던 몰스킨을 씁니다.(...몰스킨 비싸요..ㅠ..어릴 때 있어보이려고 썼는데 중독되었...습니다.)

그렇게 끄적이며 보통 스케치 단계에서 70~80% 정도 느낌을 잡아봅니다.


스케치 단계를 빨리 넘어가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나, 여기서 시간을 오래 투자해야 역설적으로 빠르게 끝낼 수가 있어요. 컴퓨터 그래픽 단계에서 헤매기 시작하면... 답도 없더라구요...


컴퓨터를 써서 그릴 때는 '신티크 액정 타블렛'과 윈도우즈 데스크탑을 써요.

프로그램은 포토샵과 Sai라는 프로그램을 씁니다.

Sai는 꽤나 오래전 프로그램인데,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어서 아름다운 선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제가 애용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액정타블렛과 판타블렛에 대해 사람마다 선호도 차이가 있어요.

직접 써보시면 그 느낌을 알 수 있으실 거에요.


작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서로 장단점이 있는데, 판타블렛은 자신이 그리는 획이 손에 의해서 가려지지 않아요.

좀 더 멀리서 보는 느낌으로 그리기 때문에 구도가 덜 흐트러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액정타블렛에 비해 싸요!



액정타블렛, 타블렛 위에 직관적으로 바로 그릴 수 있다.


액정타블렛은 노트에 그리듯이 바로 그리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덜 필요해요.

다만, 노트처럼 손이나 펜에 의해 가려지는 부분이 항상 존재해요.

발열도 살짝 나서 겨울엔 따뜻하지만, 여름엔 에어콘이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비쌉니다.


저는 회사에서 액정타블렛을 써왔기때문에 제 작업을 할 때도 이질감을 없애기위해 액정타블렛을 구매했어요.

처음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계속 쓰는 제품이 고정되는 것 같습니다 :)


벡터로 작업하여 매체위에 배치한 그래픽,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한다.


그 뒤엔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벡터 위에 다시 작업을 합니다.

(이때는 맥으로 돌아가서 작업해요, 드로잉만 윈도우를 쓰고 나머지는 맥에서 작업합니다.)


벡터는 무한으로 그림을 확대해도 픽셀이 깨지지 않아요. 픽셀이라는 개념과 다르기 때문이죠.

벡터는 점과 점 사이의 공간을 수학적으로 인지해서 컴퓨터가 계산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조금 다루기가 까다로운 점도 있어요. 자유로운 표현이 제한적이기도 해요. 하지만 확장성이 대단하죠.

벡터(좌)와 픽셀(우)의 차이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가 포토샵이나 노트에 그려서 스캔한 그림들은 픽셀과 연관있어요. 늘리면 그림의 질이 떨어집니다.

흔히 그림이 깨진다고 하잖아요. 이건 픽셀기반이기 때문이에요.


이 기반으로 작업물을 완성하려면 애초에 꽤 고퀄리티로 스캔을하거나 그려야해요.

작업물에 따라 다르지만 제가 하는 작업들은 A3 기준 300DPI로 작업하면 왠만하면 깨지지 않아요.


적절하게 디자인을 배치해서 완성한 호랑이 케이스 디자인, 아이폰xs 케이스라서 왼쪽 구름문양은 잘린다.


그리고 스케치를 벡터로 다시 그렸다면, 디자인 배치를 고민해서 구성을 바꿔줍니다.

이제 올라갈 매체(폰케이스) 위에 올려놓고 전체적인 모양을 볼거에요.


매체에 맞게 잘린 그래픽은 또 다른 디자인 영역이거든요.

이리 바꿔보고 저리 바꿔봅니다.

폰케이스를 디자인할 때 주의점은 폰 기종마다 카메라 위치가 달라요.

아이폰은 보통 좌측상단에 있다고하면, 갤럭시나 갤럭시 노트류는 중앙 12시 방향이나 중간에 있거든요.

그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그래픽을 재구성해야할 때가 있어요.


스케치보다 호랑이 얼굴을 눌러서 좌우로 길게 바꾼 그래픽, 좀더 ...강렬해졌다고 할까...?


이제 멀리 뒤로 물러서서 감상을 합니다. 멀리서 보면 안보이던 어색한 부분이 보여요 :)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잽싸게 바꿔줍니다.

저는 마지막에 호랑이 얼굴이 너무 홀쭉해보여서 호랑이 얼굴만 좌우로 늘려줬어요.


이제 마지막으로 색을 프린트해보며, 최적의 색을 찾아갑니다.

실제 모니터색과 프린터되어서 나오는 색은 다르거든요.



가산혼합과 감산혼합 (출처 : 위키피디아)


모니터는 빛을 기반으로 색을 흩뿌려주는 방식이라 색이 합쳐질 수록 하얀색으로 밝아지고(가산혼합),

현실세계의 잉크는 색이 뭉칠수록 어두워지는 방식(감산혼합)이에요.


많이 들어보신 RGB와 CMYK의 차이입니다.

여기서 알아둘 점은 둘의 차이가 있으니, 계속 테스트를 하며 확인해야한다는 거에요.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서 모니터 칼리브레이션, 잉크 칼리브레이션 등 여러가지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요.


프린트 작업을 CMYK로 작업해야하는 이유(출처 : 위키피디아)


간단하게 하자면, 프린팅을 전제로하는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파일을 CMYK 기반으로 바꿔서 작업하시면 좀 더 괜찮은 결과물을 얻으실 수 있을거에요.


완성된 무직타이거의 레드 헌팅타이거, 민화를 기반으로 강렬한 호랑이를 표현하였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디자인이 완성이 되는 거지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빠를 땐 하루 정도가 걸리고 조금 길어질 때는 2~3일이 걸리는 것 같아요.

사실 작업 프로젝트에 따라 시간이 천차만별이기도해요.

잘 나올때는 2시간만에 끝나기도 한답니다.

.

.

휴, 이제 궁금증이 많이 풀리셨나용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자인을 하는 일은 정말 재밌고 신나는 일인 것 같아요.

자기에게 맞는 재료와 장비를 구비해야하고 기획부터 완성까지 해야하지만 그만큼 뿌듯하답니다.


자, 그럼 오늘도 힘차게 또 시작해볼까용!

.저는 또 빠르게 작업하러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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