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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직타이거 Aug 24. 2018

퇴근 후 브랜딩 #01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무직을 염원하나이다

무직타이거, 댄싱블루타이거

입사 6년 6개월,

일 자체는 정말 즐거웠지만, 뭔가 갈증이 항상 있었어요.

정말 '내 것'이하고 싶다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밀려온 거죠.

(사실 밀물과 썰물처럼 그 시기를 또 잘 보내면, 순탄한 회사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뭔가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브랜드를 갑자기 만들었어요.

이름하여 '무직타이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자유로운 무직을 이루어준다는 <무직타이거 로고>

무직을 염원하며 만들었죠.

또 이 시대의 무직을 응원하며... 자의든 타의든...


뜬금없이,

무직타이거를 시작하면서 더더욱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흠뻑 빠졌었어요.

그곳에 있는 말랑말랑한 위트들이 그렇게나 좋을 수가 없었죠.


삶을 완전히 비껴가지 않고, 잠시 잠깐 15도 정도 비틀어 생각하는 유머.

물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무게감 있게 받아내는 자세도 중요하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네 삶이 항상 다 그럴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의 삶이 민화 속 그들의 삶이고, 그게 또 그렇게 같아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웃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 :) 다 아시죠?


<까치호랑이> 19세기, 작자미상, 종이에 채색, 95x55cm, 개인 소장

웃고 있는 모습이나, 해학적인 느낌을 지금 현대로 가져오고 싶었어요.

이런 좋은 느낌을 어떻게 하면 모던하게 풀어내어 우리의 삶으로 가져올까?


춤추는 호랑이는 어떨까?

웃고 있는 호랑이는 어떨까?


재밌는 작업들이 되었어요. 뭔가 민화에서 나오는 호랑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연구하고 적용해보는 것들은 새로운 자극이 되었거든요.


민화의 호랑이에서 영감을 받은 스케치와 로고

스케치에서 나오는 느낌을 또 어떻게 패턴화할까? 한국적인 느낌을 고루하지 않게, 어떻게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들이 떠다녔어요. 

이렇게도 고쳐보고, 저렇게도 고쳐보고 정말 재밌는 시간들이었어요.


B와 매일 토론을 하고, 디자인 철학에 대해 논하고(대학 이후로 별로 하지 않았던 전공에 대한 고차원적인 대화였...;), 제품을 상상했어요.


무직타이거, 댄싱블루타이거 핸드폰 케이스와 엽서


그렇게 해서 패턴화 된 엽서를 만들고, 케이스까지 만들어보았어요.

또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다른 제품에 응용을 하기도 하구요.


퇴근 후, 브랜딩이라...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정말 즐겁습니다.

빨리 다음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곧 다시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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