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뜻깊은 경험이다. 한껏 치장하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진이 아니라 그저 나의 글로 '좋아요'를 받는 경험은. 나의 맨 얼굴이 그대로 수긍받는 느낌이고, 나의 마음이 이해받고, 무리에는 잘 끼지 못하는 내향적인 성향인 내가 어딘가에 소속된 듯한 안정감과 따뜻함까지 느껴진다.
글만큼 그 사람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도 없다. 잃어버린 사람을 사진으로 마주하면 그 사람이 그때에는 옆에 있었고 지금은 부재하는 상황으로 인한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오지만 그 사람의 글을 마주한다면 옆에 여전히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글 이란 것은 한 사람의 인생과 정신, 일상의 응집이고 완성되는 순간 작가의 품을 떠나 다른 이들을 찾아다니는 독립된 생명체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이 아니라 글로 '좋아요'를 받기 원한다면 좀 더 나은 세계가 될 것 같다. 자신의 짧은 의견이나 생각을 전하는 글이 아니라,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나 경험을 긴 호흡으로 쓴 글로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소비와 과시보다 자신의 일상을 더 의미 있게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날 때도 "너 사진 봤어. 거기 다녀왔더라, 좋아?"라는 말 대신, "네 글 봤어 이번 글 너무 좋았어"라고 안부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인스타 주소 대신 글을 올리는 웹 사이트의 주소를 받는다면, 표면적인 인사 대신 서로 단번에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일부러 나의 핸드폰에는 브런치 앱을 깔지 않았다. "좋아요"를 받는 쾌감을 최대한 늦추고, 내가 글을 쓰려 노트북을 켰을 때 글을 쓰기 직전 그 응원을 받고 싶다. 하나여도 감사하고, 열 개 여도 감사하다. 왠지 그날의 나의 임무를 다한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