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킹매거진 - 마요네즈
작년 연말이었지. 친구가 그랬다. "2020년 경자년은 모두에게 변화가 큰 해야." 아아 그렇구나 했는데 이렇게까지 세계 모든 인구가 변화를 직격탄으로 맞을 줄은 몰랐지. 하지만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나에게는 확연한 변화가 차고 넘치고 있다. 제목에서 보신 것처럼.
마요네즈는 '매거진'이라는 네이밍으로 알 수 있듯이 잡지를, 그것도 종이 잡지를 만들기 위해 계획한 일이었다. 온라인으로만 담으려니 실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취향집> 출간 직후에 시작했다면 아마도 그 실체를 만들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약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내 확신을 의심할 기회들을 주었다. 그리고 경자년 이어서인지는 몰라도, 꽤 오랫동안 거부했던 유튜버의 길에 마치 원래 계획했던 사람처럼 훌쩍 들어섰다. 마요네즈 도메인을 진작에 사놓았는데 당분간 쓸모가 없어졌다. 아아 내 이만 이천 원.
사실 유튜브냐, 유튜브가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또는 틱톡)로 넘어가는 과정을 모두 겪었고, 옛 현자나 지드래곤의 말처럼 영원한 것은 없다. 클래식하고 뿌리 깊은 생산을 이어가는 것에는 그 만의 가치가 있지만 나는 그런 것을 만드는 사람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유튜브를 거부하는 이유가 별로였다. 그냥 영상은 안 만들어봤으니까, 귀찮고 무서워서.
위기감이 불현듯 나타났다. 이 시점에서 함께 흐르기를 멈춘다면 나는 그야말로 고인 물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곧장 소니 카메라를 사고, 파이널 컷을 깔고, 아무거나(나를) 찍었다. 매일 밤 아이를 재우고 두 시간씩 할애해서 편집을 했다. 그 결과가 오늘 마요네즈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었다. 집에서 육아할 때 입는 티샤쓰에, 눈썹도 그리지 않은 모습으로. 영상이 담백하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내가 그 이상의 편집 기능을 하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남들 다하는 유튜브 영상 하나 올렸다고 어찌나 떨리고 골이 울리는지, 웃길 지경이다.
한번 봐주실라우? https://www.youtube.com/watch?v=ql7vm2gL6Ss&feature=youtu.be
그렇다고 (그동안 어떻게 쌓아온 내) 글쓰기와 사진에서 손을 놓을 것은 아니기에 브런치에는 이런 메이킹매거진 이야기, 또는 앞으로 올리게 될 인터뷰 영상의 요점 정리 같은 것으로 채워보려 한다. 좋아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참을 수 있는 것들로 차곡차곡 쌓아갈 마요네즈.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