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만나고 싶어요 - 사적인 서점

by 룬아

한동안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가르치더니, 또 한동안은 행복하고자 하는 생각부터가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인생은 본디 고행인데 행복하고자 하니 행복할 수 없다는 거였다. 얼마 전에 들은 유튜버 할머니 밀라논나의 말이 꽤나 인상적이긴 했다. "태어났으면 그냥 열심히 사는 거지." 얼마나 살면 이런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올까. 그런데 나도 10년 전보다는 그에 더 가까워지긴 했다. 질문의 피봇이 why에서 how로 옮겨갔다고 해야 할까. Why가 좋은 질문이긴 하지만 층이 너무 많아지면 좀 위험하다.


이런 팽팽한 진리의 줄다리기판 안에서 꾸준히 행복을 당기는 사람이 있다. 사적인 서점 정지혜 디렉터는 언제나 why와 how를 곁들여 자기가 가질 수 있는 행복을 고민했다. 오래전, 오랫동안 그의 아이디가 '소확행'이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가 땡스북스 매니저이던 2015년에 나와 했던 인터뷰에서도 행복에 대한 얘기를 했다. 행복을 따라 편집자에서 책방 매니저로, 서점 주인으로, 그리고 귀촌 전도사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지혜 씨는 항상 최소 하나는 있다. 그게 책이었던 적도, 남편이었던 적도, BTS이었던 적도, 산책이었던 적도. 과거형으로 썼다고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어서 수정한다. 이 모든 것을 지금도 좋아한다. 그 형태와 방식이 조금씩 바뀔 지라도. 원래는 콜라도 엄청 좋아했는데 이제는 끊었더라. 좋아하든 끊든 다 자기가 행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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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서점 시즌2가 잠실 교보에 문을 열었다. 군산 생활 청산하고 올라온 그를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고, 초기 목적은 아니었으나 카메라도 동행했다. 솔직한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담겼다. 나는 대본 없는 대화가 정말 좋다. 컨셉 잡은 강연자 아니고서야 누가 각 잡고 일과 거리 두라는 얘기를 해? 그것도 자기 브랜드 앞세우고.

워라밸 얘기가 아니다. 일은 일이고 나는 나인 것을, 자아실현한다고 동일시하는 것이 문제다. 마요네즈가 어떻게 된다고 해서 내가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내 브랜드의 가치가 오르락내리락한다고 해서 내 가치도 같이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니까. 열심히, 꾸준히, 새롭게, 즐겁게, 잘하되 그것이 곧 나는 아니라는 사실을 계속 되새겨야 한다. 그래야 잘 일하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장트러블 얘기, 덕질과 지름 얘기, 워킹맘 얘기, 임대업 얘기, 경이로운 자연 얘기에 서점 소개까지. 조금 많이 시끄러울 수 있지만 보다보면 같이 떠든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리고 보다보면 세 사람 자막 딴 내가 대단하다는 확신이 든다.

https://youtu.be/xNg7riOcf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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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애까지 팔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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