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사랑

[골든볼] 인터뷰

by 룬아

[Billy Button / 골든볼]

꽃말 : 끝없는 사랑


_ 이런 질문, 미안할 정도로 오글거리긴 하는데, 그냥 할게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랑은 뭔가요?


_ 좋은 질문인데요. 안 그래도 요즘 많이 생각해본 문제거든요. 대답 역시 오글거리지만, 저 자신이라고 하고 싶어요. 그런데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모르겠어요, 부모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아직까지 제일 사랑하는 건 저 자신이에요.


_ 듣고 보니 너무 뻔한 질문을 한 게 아닌가 싶네요. 언제나 자신을 그렇게 사랑해왔나요?


_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해오진 않았어요. 항상 모자라고 못난 구석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요. 외모도, 학교나 사회에서의 성적도, 성격은 말할 것도 없죠. 콤플렉스 덩어리였어요. 매일 불량배를 만나듯 지속해서 자신을 괴롭혔어요.


_ 주로 어떤 이유에서, 어떤 식으로 괴롭히나요?


_ 자괴감에 잘 빠졌어요. 따지고 보면 꽤 많은 노력을 했고, 실패만 한 것도 아닌데, 이뤄낸 것에 대한 보상은 하지 않았어요. 기준이 높아서 쉽게 만족하지 않는 편이에요. 항상 그보다 더 높이, 더 멀리 가기를 바랐죠. 멀리 가려면 균형이 중요한데, 조금만 게을러져도 자책하곤 했어요. 몸은 쉬었을지언정 마음이 쉬었던 적은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면 점점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지고 다시 자책하고,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예요.

그리고 살다 보면 쪼잔해질 때도 있는 거잖아요. 누군가를 미워할 수도 있고 질투도 하고. 그럴 때마다 얼마나 자신을 옭아매는지. 성격이 모나다고 말이에요. 스스로 칭찬보다는 잔소리를 많이 해 왔어요.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가장 엄격하죠.


_ 그런데 이 모든 게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해석되죠?


_ 처음에는 싫어하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또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은 거냐 하면, 그건 아닌 거예요. 문득, 이건 자기애가 지나쳐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대치가 높은 거죠, 나를 사랑하니까. 특별하고 완벽한 나를 만들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 자꾸 마음에 안 드는 게 눈에 들어오는 거고.


_ 미움은 곧 지나친 사랑으로, 과한 자기애는 자괴감으로 이해될 수도 있는 거군요.


_ 사랑만큼 모순적인 게 있겠어요?


_ 미움이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는 건 굉장히 큰 점프인 것 같아요. 그걸 알게 된 후로는 괴롭힘이 줄어들었나요?


_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별개죠. 아직도 자주 괴로워해요. 오히려 알고 나니 더 힘든 것도 있어요. 기준이라는 건 쉽게 바뀌는 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이젠 나 자신이 아니라 나를 괴롭히는 자신이 미워요. 왜 그렇게 못 살게 굴어, 이제 그만해. 이 세상에 진정한 내 편은 나뿐인데 말이에요.


_ 자신을 향한 사랑은 가장 조절하기 힘든 감정이겠죠. 얼마나 더 이해하고, 설득해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니까요. 아마 살면서 제일 끈질기고 질척대는 관계가 아닐까 싶네요.


_ 웬만해선 저 자신을 아끼지 않게 되진 않을 테니까요. 남을 사랑하는 방법도 결국엔 자신과의 연습에서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랑이 깊어질수록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_ 귀엽게 생기셨는데, 의외로 강단 있고 독하시네요.


_ 저 독해요. 지독하죠. 절 처음 보는 분들은 동글동글하다고 마냥 귀엽고 순한 줄만 아시는데, 저 굉장히 고집 있고 단단해요. 쉽게 시들지도 않죠. 당연히 지칠 때도 있고, 그럴 땐 또 한없이 가라앉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무색하도록 쉽게 회복되기도 해요. 좌절하는 순간에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오뚝이 같은 사람이라는 걸.


_ 자기애가 강하다고 하셨던 거, 인정할게요. 그래서 아플 때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예뻐 보여요.


나는 나에게 사랑이다. 내가 나라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세상은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지만, 이미 시작된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아름다운 것, 달콤한 것, 즐거운 것, 슬픈 것과 아픈 것 모두 나를 만들고 성장하게 하는 힘이다. 나에게 일어나는 일은 모두 더 나은 나를 위한 것이니까. 그리고 나보다 더 사랑하고 싶은 대상을 만나는 순간, 그 사랑은 고스란히 옮겨진다. 그리고 다시, 끝없이 자라난다.


골든볼의 본명은 크라스페디아 글로보사이지만 빌리버튼, 드럼스틱 등 많은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작고 노란 꽃들이 모여 공 모양을 이루고 있어서 특이하고 귀여운 느낌을 줍니다. 단단하고 오래 간직할 수 있어서 드라이플라워로 애용되며, 물에 꽂아놓으면 작은 꽃들이 피게 됩니다.


Flower arrangement – 오션송

Text & image – 더콤마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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