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x T2

그것의 인터뷰

by 룬아

잔고장이 없기로 유명하다, 이 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더 작고 가볍고 인기도 많은 T3에 대한 판타지를 버리게 해준 것 역시 배리어 문제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여행 중에 카메라가 고장 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큰 스트레스거든요. 물론 평균적인 이야기이고, 카메라의 고장 지수는 복불복에 가깝죠. 그리고 다행히도 저의 T2는 튼튼하게 약속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모델은 Platin 에디션으로, 아마 가장 희소한 모델인 것 같아요. T2의 디자인에서 마음에 걸리는 게 튀어나온 그립이었는데, 이 모델은 평평해진 면을 타조가죽이 감싸고 있습니다. 붉은색의 셔터도 마음에 들고요. 카메라 사장님께서 바디도 백금 도금이라고 하셨는데, 믿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물론 일반 모델보다 비쌌지만, 저의 소비 기준은 아무래도 시각적인 부분에 많이 치우쳐 있는 것 같아요.


20대 초반의 니콘 801s, 20대 중반의 롤라이 35se, 그리고 30대 초반의 콘탁스 T2입니다. 점점 사용하기 간편한 쪽으로 이동하고 있네요. 한때는, 열정적이라면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고 까다롭게 굴곤 했습니다. 일일이 필름을 감고, 초점을 맞추고, 렌즈도 갈고. 이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좋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더 오래 뜨거울 수 있는 방법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아마 사실일 겁니다.


최근에 미놀타 TC-1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렌즈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확실해집니다. 조리개값이라던지 초점거리 등의 사양을 알아보긴 하지만 결국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숫자와는 거리가 멀어요. 상대적인 느낌이지만 그동안 T2가 찍어준 사진들은 깔끔하고 채도가 강한, 한마디로 쨍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래픽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 느낌이 좋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어요. 가끔은 조금 어눌한 사진이 보고 싶은데, 그러기에 T2는 좀 FM적입니다.


T2로 촬영한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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