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 Strap Mirror

그것의 인터뷰

by 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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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 Strap Mirror

덴마크의 유명한 리빙용품 회사, HAY의 거울입니다. 동그란 거울을 고무끈이 빙 둘러 안고, 벽에 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요. 70년대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데 제가 한국 사람이라 그런 건지, 최근에 너무 자주 봐서 그런 건지 향수보단 유행이 떠오르는 제품입니다. 이런 형식의 거울은 HAY 이전에도 이후에도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심플하고 어느 곳에나 잘 흡수되면서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훌륭한 디자인입니다.

저도 한동안은 이 거울을 집에 걸어두는 상상을 하곤 했어요.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나도 한 번쯤은 HAY 거울!이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굳이 HAY에서 사지 않아도 비슷한 디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중에는 카피 상품도 눈치 없게 끼여있겠죠. 어쩌면 그래서 더욱, 무조건 HAY여야만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년이었나, 스웨덴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는데, 갑자기 한국에 북유럽 폭탄이 터졌어요. 이거 내가 뭔가 제대로 짚었구나, 싶었지만 기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죠. 5년이 지난 지금은 상대적으로 소강상태이지만, 소위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라 하는 것들은 여전히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줄 서서 들어간다는 IKEA도 스웨덴 브랜드인 거, 알고 계시죠?

전에 없던 취향이 생긴다는 건 여러모로 좋습니다. 아예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하지만 내 취향이 곧 너의 취향, 너의 취향이 곧 그들의 취향이라면? 그걸 취향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북유럽 사람의 집보다 한국 사람의 집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 어쩌다 마주하게 되는 거실과 침실은 흡사 서래마을의 쇼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데, 그런 집이 여기에도, 저기에도. 어느 집에 놀러 가도 크게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외모가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그다음에 보는 성격은 더 중요하죠.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HAY의 제품들은 말하지 않아도 너무 아름답고 소유욕을 일으키지만, 그 속 이야기를 아는 것은 보다 더 중요할 거예요. 이제 저는 고무끈이 빙 둘러싸고 있는 이 거울을, 예전만큼 원하고 있진 않습니다. 물론 집에 걸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유가 북유럽 디자인이라서, HAY 거울이라서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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