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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룬아 Aug 03. 2017

장차 차영은 대표 인터뷰

아빠의 성 '장', 엄마의 성 '차'. 거기에 한 자씩 더해 아이들의 이름은 장차인, 장차윤이 되었다. 획이 붙고 모음과 자음이 붙어 한글이 만들어지는 모양과 같다. 삶의 조각들도 그렇게 붙고 또 붙어, 장차는 아이들이 즐겁고 예쁘게 한글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 되었다. 장차에는 한글과 디자인이 있고, 웃고 떠들며 색연필을 놀리는 아이들이 있고, 일하는 엄마들과 가족이 있다. 장차 다가올지도 모를 아이들과의 시간을 상상하는 동안, 망원시장을 지나 군데군데 새로운 공간들이 피어나는 골목 어귀에서 지나칠 뻔한 발걸음을 멈추었다.

장차라는 이름에 센스가 넘쳐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남편이 짓고 싶어 했던 이름이에요. 결혼할 때 남편 나이가 서른일곱이었는데, 상상해왔던 가족의 모습이 있었나 봐요. 장차를 시작할 때가 아이들을 낳은 후였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족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모두 장차가 되었네요.


쪽지로 시작된 장진 감독님과의 만남조차 영화 같아요. 교제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결국 남편의 어떤 점이 마음을 움직였나요?

서점에서 처음으로 남편을 알게 된 때가 스물셋 , 다시 만났을 때가 스물여섯이었어요. 좋은 사람이란 건 알았지만 나이 차이도 크게 느껴지고, 애초에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대학원 졸업할 때쯤 되니 나이 차이는 큰 의미가 없더라고요. 3년 사이에 제가 자라 버렸나 봐요.


영화감독의 아내로 산다는 건 어떨지 상상이 잘 안 돼요.

전 익숙해져서 그런지 마냥 평범하게 느껴져요. 남편의 직업상 예민하고 감성도 남다를 줄 알았는데 보통 남자예요. 영화 보는 건 오히려 제가 더 좋아하고요. 그리고 정말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일에 대한 얘기를 굳이 많이 꺼내지도, 묻지도 않아요. 서로의 일터는 독립적으로 지켜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결혼도, 출산과 육아도 일찍 시작하셨어요. 친구들 중에 가장 먼저였을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가정을 빨리 꾸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결혼을 하면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아무래도 친구들과 공감대가 줄어들면서 교류도 적어졌지만, 외롭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새로운 삶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으니까요. 10년이나 지난 지금 돌아보면, 결혼 시기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엄마가 된다는 건 많은 게 달라지는 일이겠죠.

결혼을 하면 아이도 당연히 갖는 거라고 생각했고, 또 바로 생겼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철없이 좋아하기만 했죠. 삶이 통째로 바뀔 거라는 거야 물론 알고 있었고, 그것마저도 즐겼던 것 같아요. 그보다 힘들었던 건, 계속 공부만 하다 결혼을 했는데 아무도 저에게 결혼생활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았던 거예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살림을 잘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어요. 


쉬지 못하고 경력 쌓기에 급급한 날들이에요. 졸업 후 육아하면서 불안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임신 중에 강의를 했어요. 꾸준히 하고 싶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욕구가 있었나 봐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막연히 갖고 있었어요. 경력단절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아이를 키우더라도 언젠가는 일을 하겠거니 싶었죠.

첫 아이의 육아를 하면서 불안감이랄지, 답답함이 찾아왔어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의 회유로 참았죠. 둘째를 낳고 나서야 지지해주더라고요. 네 식구의 가정을 꿈꿨는지도 몰라요. 이미 취직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으니 창업을 한 거예요.

학생 때부터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으셨나 봐요. 

지도 교수님이 잘 이끌어주셨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주신 거죠. 그래서 한글, 디자인, 육아가 공존하는 영역을 다루게 되었어요. 그때 읽고 쓴 논문들로 지금까지 일해요.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너무 감사한 일이죠. 


대한민국 교육열이 엄청나요. 아이들이 공부를 빨리 시작하는데, 대표님만의 교육 철학이 있을 것 같아요.

딱히 정해놓은 건 없어요. 둘만 키워봐도 정말 다르거든요. 교육 전체가 한 방향으로 바뀌기보다는, 어떤 아이에게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어릴 땐 많이 놀게끔 했는데 크면서 스스로 공부에 관심을 갖더라고요. 아무래도 학교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렇다고 학원을 많이 보내진 않는데, 무조건 안 시키기보다 어떻게 잘 이끌어줘야 할지가 고민이에요. 그리고 첫째와 다른 둘째는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아이의 성향은 어떻게 발견하나요?

그건 엄마가 이끌어주는 게 아니에요.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억지로 흡수시킬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시간을 두고 아이를 지켜보면 뭘 좋아하는지 모를 수가 없어요. 관심사가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꾸준히 가져가는 것도 있고. 물론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들에게는 쉽지 않은 얘기지만, 잘 조율하는 것도 부모의 일인 것 같아요.


인이, 윤이는 어떤 것들을 어떻게 배우고 있나요?

첫째는 축구를 좋아해서 3년 넘게 주말마다 축구교실에 나가고 있어요. 선수를 시켜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아이가 학교를 가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다른 관심사가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배워오더라고요. 일주일에 꿈이 두세 번씩 바뀌어요. 아침에는 수학자가 되겠다더니 저녁에는 축구를 포기 못하겠다고 하고. 꿈을 빨리 정하고 싶은가 봐요. 아직 안 그래도 된다고 얘기해줘도, 욕심이 좀 많은 편이에요.

제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나요. 학원도 다녀보고 악기도 다뤄봤지만 결국 고3 때 좋아하는 걸 찾아서 진로를 결정했거든요. 우리 애처럼 고민이 많고 부모님께 표현을 잘 했다면 더 빨리 시작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사용한 블록이 인기가 많아요. 한글을 배울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그 원리를 채택한 이유가 있나요?

한자를 예로 들면 그림이 점점 변형돼서 문자가 된 것이고, 누가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반면 한글은 누가, 어떤 목적과 원리로 만들어졌는지가 뚜렷하죠. 발음기관에서 시작한 문자여서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익히기 쉽고 형태도 간단해요. 원리가 있는 세계 유일의 문자인데, 원리 학습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장차의 한글 블록은 글자의 형태 원리까지 들어가서 더 기초적인 단계로 풀어냈는데, ㄱ에 획이 붙어서 ㅋ이 되고, ㅅ에 획이 붙어서 ㅈ과 ㅊ이 된다고 묶어서 알려주면 자음과 모음을 순차적으로 외우는 것보다 더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어요.


아이들도 블록으로 한글을 배웠겠죠? 둘이 달랐을 것 같아요.

첫째는 ㄱ,ㄴ,ㄷ 순으로 배우는 스타일이고 둘째는 장난감에 적힌 이름을 보고 따라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죠. 이름 안에 들어있는 모음과 자음을 분리해서 익히고. 어머니들에게 한글 교육을 할 때도 꼭 순서대로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드려요. 아이가 관심을 갖는 (예를 들면 자기 이름) 것부터 시작하고 순서는 나중에 익히면 돼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정말 다양한 주장들이 있어요. 모든 걸 알 필요는 없어요. 부모가 고르는 거예요. 각자 마음에 들고 아이에게 잘 맞는 육아서를 선택해서 활용하시면 돼요.


출판도 하시던데, 그중 [마음 사세요]라는 제목의 느낌이 참 좋았어요.

원래 글재주는 없어요. 출판을 하고 싶었는데 작가를 섭외할 형편이 안 돼서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게 되었어요. [마음 사세요]의 주인공은 첫째인데, 가족들이 자기 마음을 몰라줄 때마다 마음이라는 친구가 와서 하트 모양의 간식 같은 걸 줘요. 그걸 먹으면 가족들의 마음을 알게 되는 귀여운 이야기예요. 아마 모든 가족들이 한 번씩 겪는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더 공감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음 사세요'라는 표현은, 첫째가 하트 모양 장난감으로 사장놀이를 하면서 '마음 사세요'라고 하길래 그대로 썼어요.


장차는 물론 디자인적으로 훌륭하지만 그 외의 매력이 있다면?

장차 제품을 사용했을 때 아이들 뿐 아니라 엄마들도 즐거웠다는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예를 들어 색칠공부 책에도 종류가 많은데, 보통 캐릭터 책들이 많이 팔리죠.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걸 더 선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아이들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생각보다 예리하게 동일한 작가의 그림체를 알아보곤 해요. 아이들의 감성도 충족시키고, 엄마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망원동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전에는 사무실이 홍대에 있었어요. 지역에서 영감을 받고 싶었지만 점점 그렇지 않은 곳이 되어버렸죠. 전 망원동에 와본 적이 없었는데 마침 같이 일하는 친구가 이 자리를 보고 와서 바로 계약했죠. 덜 다듬어지고 자유롭고 재미있는 동네 분위기가 좋았어요. 


쇼룸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COM에서 인테리어를 맡아주셨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래서 테이블도 선반도 낮게 배치되었어요. 그림 그리는 공간에 대한 로망은 꼭 채우고 싶어서 창가에 살짝 넣어주었고요.

큰 공간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모아서 책을 읽어주고 그림도 그리고 놀 수 있어서 좋아요. 한글날마다 공간을 빌려서 행사를 해왔는데 이제는 보금자리가 생겼죠.


아이들도 소수자에 속하는데, 그런 대상을 위주로 하는 브랜드와 활동이 생겨나고 일상화되는 건 선진국에 가까워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여름에 브리즈번으로 가족여행을 가는데,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보니 www.brisbanekids.com.au이라는 웹사이트가 있더라고요. 매일 놀이터만 가도 2주가 부족할 정도로 콘텐츠가 많아요. 

키티버니포니와 콜라보한 색종이 제품이 있어요. 둘째가 종이접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집에 색종이가 많아지면서 눈에 띄도록 양이 늘었어요. 얼마 전에 방 정리를 했는데 구석에서 종이 접기가 한가득 나왔어요. 이젠 저보다 잘 해요. 책을 보고 접기도 하지만 스스로 창작을 하기도 해서 기특하죠.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더 크게 느꼈어요.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서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다른 놀이를 안 해봐서 그 즐거움을 모르는 거예요. 너무 자극적인 것부터 접하니 그 외의 것에는 흥미를 못 느끼게 되죠. 저희 아이들도 컴퓨터 게임을 궁금해하긴 하는데, 부모부터 하지 않으면 지나치게 관심을 갖진 않더라고요. 물론 다른 관계들을 통해 경험은 하지만, 그렇게 접하는 것까지 차단하고 싶진 않아요. 

어린아이와 외식을 하거나 비행기를 탈 때 미디어에 의지하게 되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자제력이 생겼을 때 이해할 수 있도록 타이르는 것으로 충분히 습관을 잡아줄 수 있어요. 너무 좋은 것만 경험하도록 리드하는 건 옳지도, 마음대로 되지도 않아요.


장차는 자녀들과 함께 성장해온 것 같아요. 상상해본 장차의 미래가 있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첫째가 내년이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데 제 관심사가 함께 옮겨갈지, 아니면 계속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 남아있을지. 그런데 전 기본적으로 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게임을 하면서 즐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진 감독도, 차영은 대표도 자신의 일을 찾아서 일궈낸 사람들이에요. 자기만의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남편의 경우를 얘기하자면, '원래' 하던 일이 많아요. 고등학교 때는 작곡을 했다고 하고, 연극부에 있다가 대학 가서는 연기를 전공했고요. 군대에서는 할 수 있는 게 글쓰기뿐이더니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그러니까 영화를 쫓았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좋아하는 걸 했는데 그게 일이 된 셈이에요. 그런데 그러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사실 더 힘들어요.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자기 취향만 고집할 수도 없죠. 남편은 지금도 다른 꿈을 꿔요.


한국 사회에서는 한 우물을 파는 게 효율적이죠. 미디어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현실과 부딪혀보면 영락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에 따라 직업도 바꾸고, 더불어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나이와 상관없이 내면의 소리를 듣고 꿈을 꾼다는 건 존경스러워요.

남편은 요리를 하고 싶어 해요. 평일엔 시간이 없으니 주말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꼭 밥을 해줘요. 제가 보기엔 메뉴 개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하나의 직업만 가질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정말로 아빠가 언젠가는 요리사가 될 거라고 믿어요.


대표님이 흘러온 방법 또한 하나의 비결인 것 같아요.

처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뿐인데, 너무 고민하지 않아야 추진력도 생기는 것 같아요. 아이가 둘인 채로 시작했기 때문에 큰 욕심을 낼 수도 없었어요.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지켜봐 주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그리고 엄마도, 여자도, 일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학교 후배들에게. 그게 일을 유지하게 하는 힘 같아요.


좋아하는 걸 찾는다 해도 현실은 녹록지 않은데,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달라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변수는 더욱 늘어나죠. 특히 출산과 육아는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직접 겪고 나니 많이 내려놓게 돼요. 친구들이 모두 다른 과정을 통해서 아이를 가졌는데, 때가 되면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너무 계획에 얽매이지 말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


가족도 지키고, 자기 자신도 지키기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이 있겠죠?

전 아이들에게 무서운 엄마예요. 마냥 자유롭게 내버려두진 않거든요. 아이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그런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져요.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서로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거예요.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두고. 가족이지만 각자 독립된 인격체로 관계를 맺어가는 거죠.

아침 일찍 만난 차영은 대표는 1시 반이 되자 아이를 픽업하기 위해 퇴근을 서둘렀다. 그리고 쇼룸에는 언젠가 일하는 엄마가 될지도 모를 몇 명의 스태프들이 노란 커튼 뒤에서 자리를 지켜주었다. 중학교 즈음에 결국 은행을 그만두어야 했던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란 시간을 쪼개 쓰는 것을 의미할까. 포기할 것들이 생겨도 다른 것을 희망할 수 있음을 뜻할까.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자리는 수많은 수식어들을 품었다. 한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들은 한글 블록에, 동화책에, 다이아몬드 게임에 담겨 새로운 가족들 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썼다.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강 건너편은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득이다. 누군가는 아예 건너지 않기로 결심하고, 예상치 못하게 건너기도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건너 지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많다. 수많은 변수들 가운데에서 발버둥 칠수록 짙어지는 진실은, 절대 계획대로는 되지 않으리라는 것. 강가에 머물러 본 이들은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조금 단순해지는 법을 터득했을지 모르겠다. 여행 중 길 잃은 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아름다웠던 것들이 떠올라서 잠시 멍해졌다.


Family photos ⓒJang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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