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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이 참 좋습니다 Sep 04. 2016

세월호

어둡고 차디 찬

바닷속 깊이

제 육신 놔두고

노란 들꽃으로

집 앞에 피었습니다


눈물로 지새우는

부모 형제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싶어


바람의 도움으로

꽃잎을 흔들어 보입니다

저 여기 있다고


바람도

저를 가엾이 여기는데

산 사람들은

저를 잊으려 합니다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십시오

퉁퉁 부은 살점이라도

앙상한 뼛조각이라도


제 몸이 묻히는 곳에

노란 들꽃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2016.09.04.

비겁한 자들은 늘 진실을 외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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