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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드라운 고슴도치 Sep 04. 2022

9인 9색, 쓰는 삶의 이야기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를 읽고.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봐. 제일 하기 싫은 일이 뭐야? 그게 바로 제일 해야 하는 일이자 급한 일이야."


아이들에게 이 말을 하면 곧잘 공감의 물결과 함께 빵 터지곤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하는 말들은 주로 내게도 돌아오는 부메랑 같은 말이기도 하다. 생각이라는 건 보통 자신을 넘지 못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많이 궁금했다.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하필이면 인생이 휘몰아칠 때 책을 받아서 서평이 너무 늦어졌지만, 죄송하리만큼 값지게도 작가님들의 목소리로 이 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엄청난 책을 내주시고 엄청난 기획을 해주신 @yuseon_sa 에 감사하다.


이 책에는 글이라면 어디서도 빠지지 않을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하는 애증의 고뇌가 들어있다. 사실 비슷한 말들이 몇 개 있다. 제일 좋아하는 일은 돈 버는 일로 삼지 말라든지(돈 버는 일과 직결되면 갑자기 쉬는 게 더 좋아하는 일이 되거나, 실망할 일이 많아지니까) 하고 있는 일이 아무리 행복해도 그중에 끼어있는 휴일보다 좋을 순 없다든지.....그럼에도 써야하기 때문에, 그리고 쓰고 싶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쓰지 않을 것이라면, 그런 삶과 멀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섭섭해질 것이라는 것도.


잘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하기 싫어지는 데에도 공감을 하고, 또 잘 쓰기 위해서 자료를 모으다 보니 감당이 안 되는 것, 막상 펜대를 떼는 것이 어려운 것, 좋아하는 일인데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되는 것 등등. 9인 9색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공감되어서, 글 잘 쓰는 사람들도 다 이런 생각하고 사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출제를 앞두고 집을 치우면서 이 책을 더 재밌게 들었다. 인간이란.


9인 9색의 매력 중에서도 본진은 역시 본진이라 나는 #이다혜 기자님의 이야기와 #박정민 배우님의 이야기를 무릎 치며 들었다. 아 역시는 역시구나. 원래 좋아하던 사람들이 내가 좋아했던 그 글을 쓰기 위해서, 글 때문에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쓴 '쓰는 과정'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인생 책으로 등극한 #어른이되어더큰혼란이시작되었다 를 쓴 이다혜 기자님의 뉴비시절 이야기, 오디오북으로 몇 번을 들어도 지겹지 않게 웃긴, 활자로 말하면 한계가 있어서 전화 좀 받아보라고 말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이미 활자에서 목소리가 묻어나는 박정민 배우님의 글 쓰기 싫은 32가지 이유에서는 이미 쓰고 싶은 이유가 철철 묻어 나오니까 거 글 쓰기만 해 보세요? 네?(사실 써달라는 뜻)


그리고 #이석원 에세이스트와 #임태형 감독의 글을 새로 발견한 기분이었다. 9인 9색의 글이다 보니 내 취향의 글을 발견하기도 좋았다. 앞으로 이 분들의 글들도 열심히 찾아볼 예정이다.


좀 더 꽂히는 글들에 대해 말했지만, 이랑 감독님, 백세의 작가님, 한은형 소설가님, 김종관 감독님, 전고운 감독님의 글 모두 좋았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사는구나, 근데 대단한 사람이군? 하는 생각은 들지만, 어쨌든 사람 마음 다 같다는 이상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 내일은 나도 저 사이에 끼어보고 싶다는 묘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를 여러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쓰고싶다쓰고싶지않다 #유선사 #박정민 #이다혜 #임대형 #전고운 #이석원 #이랑 #김종관 #백세희 #한은형 #유선사 #도서제공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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