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omo admir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드라운 고슴도치 Sep 27. 2022

내일도 건강하게 출근하기 위한 퇴근길을 꿈꾸며

이다혜, <퇴근길의 마음>을 읽고


처음에는 퇴근길에 치이는 청춘들에 대한 힐링 에세이일까? 생각했다. 내가 아직도 이렇게나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모른다. 나는 이다혜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이번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얻었다. 내가 이다혜 작가님을 좋아하게 된 것은 #어른이되어더큰혼란이시작되었다 를 읽으면서부터였다. #쓰고싶다쓰고싶지않다 를 읽으면서도 아 역시 #이다혜 작가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이다혜 작가님의, 독자의 세상을 깨뜨리는 글투가 힐링 에세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


오히려 이 책은 퇴근 길에 지쳐서 삶을 점점 엉망으로 잃어가는 사람들을 다독여 일으켜 세우는 책이다. 일을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약간 일 덕후 같은 느낌도 든다. 혹은 일을 진짜로 사랑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어쩌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나는 딱히 사수가 없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서 #미션캠프 에서 하는 #피드백캠프 에 참여했던 것이 꽤 재미있었다. 퇴근하기 전에 피드백 노트에 하루를 정리하고 잘한 것 잘못한 것을 적기, 감사일기를 적듯이 하루에 적을 것을 뽑아내다 보면 나를 좀 더 굳이 돌아보게 되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다혜 작가님은 좋은 언니이자 사수가 된다. 물론 내 맘대로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추천할 때, 조금 섬세한 기준을 세우게 될 것 같다. 사실 몇 달 전엔가, 50대 선생님들께서 요즘 내가 책을 좀 읽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어떤 책이 제일 인상 깊었냐고 물으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른이되어~ 를 추천하고 나중에 이불을 찬 기억이 있다. 책이 별로여서가 아니다. 책은 인생 책이라 후배 여성(?)들에게 마구마구 추천할 만한 책이고 많이 추천하고 있다. 다만 단박에 '아 이다혜? 시네 21 기자? 우리보다 좀 어리지 않나?'하시는 분들께 추천할 만한 책이었을까는 좀, 약간 내가 건방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세상을 알 만큼 아시는 분들께-그래도, 그럴수록 새로운 시선은 늘 중요하지만- 와 저 이 책 읽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사람 처음 봤잖아요. 세상 보는 눈이 넓어졌어요!라고 말한 셈이 되어서 그랬다....귀여....우셨겠지...?

 평소에 연공서열 따지며 사는 편은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어른이되어 와 이 책, #퇴근길의마음 은 1차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게 되어 진로를 고민하는, 혹은 직장을 다니면서 이게 맞나 싶어서 고민하는, 직장을 한참 다녔는데 번아웃이 오거나 권태기를 맞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마 모든 것을 다 지나가고 은퇴할 나이가 된 분들이 읽으셔도 맞아 맞아하고 읽으실 만한 부분이 많지만(그런 분들은 이 글을 읽고 아마 후배들에게 선물해주시기 딱 좋을 거 같다.), 굳이 말하면 원격 사수와 같은 책이라는 뜻이다.


일단 해라, 일단 살아남아라. 해야 는다. 모두에게 고민은 있다.


생각해보면 꽤나 빤하고 독하고 냉정한 부분이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이다혜 작가님은 참 글을 잘 쓰신다. 사회생활을 10년쯤 해본 입장에서 그래 이게 맞지 싶다. 그래서 초년생 친구들이 아직 좀 덜 공감하더라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다만 마음이 아프고 힘든 사람보다는 발전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일어설 힘도 없는 사람보다는 등을 토닥이면 달려 나갈 수 있는 사람에게. 또는 진로를 고민하고 있거나, 머뭇거리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정말 좋은 책이다. 지속적으로 일을 잘해나가는 방법론, 완급 조절을 하되 꾸준히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전수해주는 사수님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조언 같은 책. 자신을 깨고 나가되 부숴버리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 자신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 반드시 부숴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언어적 섬세함을 경험치로 알려주는 책.


좀 더 당당한 사회인이 되고 싶은데 그게 부족해서 매일 퇴근길에 가슴을 치며 지쳐가는 사회인들에게 특별할 건 없지만 세부 기술로 고오급 스킬을 알려주는 정말로 #이다혜스러운 이 책을, 2~40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퇴근 후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




#빅피시 #퇴근길의마음 #이다혜 #일잘러 #일하는사람 #워킹 #덕후

매거진의 이전글 9인 9색, 쓰는 삶의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