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떤 날에

어디에선가.

by 보드라운 고슴도치

아련하고 막막한 자리를 수없이 도는 동안에 같은 질문을 수없이 하면서 생각했어. 내가 진짜로 바라는 게 뭘까. 이미 다 끝나서 너는 돌아보지 않을 자리에서 부를 수 없는 너에게 내가 바라는 건 대체 뭐였을까. 수만 번을 질문한 끝에 깨달은 건, 돌아설 때 돌아서더라도 한 번쯤은 펑펑 울면서라도 바닥까지 솔직하게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협점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했던 만큼 한 번은 꼭 안아주고 돌아서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 그럴 수 없는 걸 알지만, 난 그러고 싶었나 봐. 그럼 아마 미완의 지점에서 자꾸만 모래를 모아 금을 캐는 마음으로 부질없이 모래를 움키며 서성이는 일을 좀 더 빨리 그만둘 수 있었을까.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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