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감성
어젯밤에 먹은 버거 때문인지 속이 더부룩해서 새벽에 깼어.
사실 어제 남편이 퇴근길에 일부러 맛집 버거를 사 오려고, 옷에 음식 냄새가 밸 정도로 오래 기다린 끝에 부랴부랴 저녁을 들고 왔거든.
그런데 나는 랩탑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있었고, 남편의 모든 행동이 괜히 불만스럽게 느껴졌어.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온갖 신경질을 그럴듯한 논리로 쏟아내면서 남편을 꼼짝 못 하게 만들었지.
그땐 내가 맞다고 생각했는데, 새벽에 문득 깨고 나니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더라.
내 말이 아무리 옳았다고 해도, 주눅 들어 있는 남편 모습이 안쓰러웠고, 그런 방식이 결국 나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
가까운 사이라 할수록 내가 조금 양보하고 져주는 게 오히려 속 편하고, 그게 진짜 이기는 방법 같아.
그리고 그렇게 하면, 시간이 지난 뒤에 상대의 마음속에서 더 깊은 감사함이 피어나는 것 같아.
우리 남편이 나보다 한 수 위인 건 확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