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성적으로 소심하기도 하고 절약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아무리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이라도 두 개 정도로 만족하는 편이다. 가끔 세 개까지 샀다 하면, 며칠 동안 ‘내가 괜한 욕심을 부린 건 아닐까’ 하는 자책에 시달리곤 한다.
최근에는 오랜만에 미국에 사는 친언니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가기 전부터 미국의 할인 시즌을 노려 제대로 쇼핑을 해보겠다고 작정했다. 그리고 시차 적응이 끝날 무렵부터 한 달 동안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정말 열심히 쇼핑을 했다. 처음엔 그 과정이 꽤 즐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물건을 사용하는 일은 줄고 구매만 계속되는 내 모습을 보며 ‘이 소비가 정말 필요한 소비였을까’라는 의문이 점점 커져갔다.
한 달 정도 과소비를 이어가다 보니, 돈의 가치가 점점 가볍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이후 유럽으로 넘어가서도 ‘할인’이라는 단어에 쉽게 흔들리며 많은 물건을 충동적으로 사들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는 점에서 나름 만족하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울함이 밀려왔다.
그때 문득, 학창 시절 어딘가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소비로 행복을 채우려 하지만, 물건을 통한 행복감은 가장 짧다."
예전에는 그 말을 지나치게 일반화된 표현이라고 생각했고,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여겼다. 실제로 나는 좋아하는 물건을 오래 고민하고 신중히 구입했을 때, 시간이 지나도 애정이 줄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그 말의 의미를 처음으로 실감하게 되었다. ‘구매’라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욕심에 휘둘려 너무 쉽게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되면, 결국 하나하나에 담긴 소중함과 애정은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떻게 소비해야 행복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