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piphany

#8. 나의 행복

Carefully Collecting My Happiness

by Da Hee

약 2년 전, 잠깐 한국에서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평일 대낮, 사람이 없는 버스의 뒷좌석에 혼자 앉아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는 다양한 인연과 수많은 갈래길이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모든 것은 결국 경험이 되고 배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골목길만 구경하다가, 내 앞에 펼쳐진 곧게 뻗은 대로를 절반밖에 경험하지 못한 채 삶을 마친다면, 나중에 과연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아도 주인공 주변에는 여러 인물과 사건이 등장한다. 주인공 또한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행인 1’에 불과할 수 있다. 만약 주인공이 모든 주변 인물과 관계를 맺고 그들과 함께 나아가려 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었다면, 주인공이 원래 완수해야 했던 전체 각본은 엉클어졌을지도 모른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만의 태어난 목적이 있고, 전체적인 관계 안에서도 맡은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정에 이끌리거나 작은 계산에 사로잡혀,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서른 즈음, 삶에 별다른 기대가 없던 시절에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든 빨리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흘러, 이 인생이라는 미션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얼마나 아찔하고 무모했는지 깨닫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나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갈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왜 그렇게 가볍게 여겼을까?


물론 세상은 언제나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당신과 나처럼 빛나는 존재들이 그렇다. 그런 순간과 사람들을 하나씩 모아 나가다 보면, 내 주변은, 우리 집은, 그리고 내 마음속은 점점 더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질 것이다.


다만, 아름다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나를 아름답다고 여겨도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당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해도 함께 갈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내 기준에 따라 나를 기쁘게 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신중히 선별하고, 그에 집중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내가 선택한 아름다움들로 내 삶을 채우는 일, 그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또다른 나다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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