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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널북스 Channel Books Mar 30. 2021

[독후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_미치 앨봄

정말 마지막까지 죽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중에 어느 날 갑자기 띵! 하고 생각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분명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았다. 예전부터 책을 읽고 어딘가에 생각나는 걸 메모해 두는 습관이 있어서 뒤져보았다. 이렇게 한 줄을 적어 놨다. 


정말 모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죽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더 궁금해졌다. 무슨 내용이었지? 화요일마다 무언가 했던 것 같은데... 다시 읽기 시작해서  방금 다 읽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모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죽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미치라는 사람(저자)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옛 스승님(모리)을 매주 화요일 찾아가 마지막으로 제자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모은 책이다. 두 사람의 표현으로는 '마지막 논문'으로 남긴 책이다. 


문장 문장 가슴을 후벼 파는 좋은 말이 너무 많은 책이다. 독서 앱(밀리의 서재)에 하이라이트를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줄을 쳐가며 읽는 편인데 온통 줄을 쳐 버렸다. 유난히 가슴에 남는 문장이 많고, 단어 하나하나가 와닿는다. 왜 그럴까? 왜 이렇게 남는 말이 많을까? 생각해 보았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생명이 3~4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는 아들 같은 각별한 옛 제자가 내 마지막을 함께 하려고 매주 찾아와 내 이야기를 듣는다. 내 이야기가 녹음기로 녹음되고 책으로 펴서 세상에 남겨질 것을 알고 있다. 


얼마나 절절하게 내 인생을 짜내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될까? 한마디 한마디, 한 문장 한 문장 인생의 마지막 말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가르침이다. 그래서 이 책이 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야기는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 수 있다.'라는 것이다. 주로  사랑, 가족, 감정, 돈, 행복에 대한 지혜를 준다. 




'돈'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를 주셨다. 


저자 미치가 세상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남긴 말이다. 


미치, 만일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애쓰는 중이라면 관두게. 어쨌든 그들은 자네를 멸시할 거야. 그리고 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한다면 그것도 관두게. 그들은 자네를 질투하기만 할 테니까.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열린 마음만이 자네를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동등하게 만들어 줄 거야.




'죽음'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죽어가는 것은 그저 슬퍼할 거리에 불과하네. 불행하게 사는 것과는 또 달라.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불행한 사람이 아주 많아.


너무나 좋은 말들이 많아서 옮기려면 끝이 없다 늘 그렇듯이 직접 읽어보시기를 추천하며, 정말 최소한의 몇 마디만 옮겨 보았다. 


여전히 처음 읽었을 때의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말 모리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두렵지 않았을까. 본인의 말처럼 두려움을 떨쳐내고 좋은 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을까? 두려움이 안으로 들어오게 내버려 두고 그것을 늘 입는 셔츠처럼 입어 버리는 일이 가능했을까? 


아마 나도 마지막 순간까지 답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생각해 봐야 마지막 순간까지 알 수 없는 답이다. 이런 것에 인생을 허비하기는 너무 아깝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있다는 말이 답은 아닐지라도 힌트는 되는 것 같다. 그 답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살았는냐에 따라서 그 답은 바뀌는 것이니까.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네.


중요한 것은 관계인 것 같다. 살아가면서 맺은 모든 관계. 연인과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 자식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그 밖의 모든 관계..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 



내용 중에 '작은 파도 이야기'라는 글이 나오는데, 어쩌면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작은 파도 이야기


넓디넓은 바다에 작은 파도가 있었다.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자기 앞에 있는 다른 파도들이 해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보았다. '하나님 맙소사! 이렇게 끔찍할 데가 있나.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저것 좀 보라고!' 파도는 말했다. 그때 다른 파도가 뒤따라왔다. 그는 작은 파도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리고는 물었다.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 작은 파도가 대답했다. "넌 모를 거야. 우린 모두 부서진다고. 우리 파도는 부서져 다 없어져 버린단 말이야!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러자 다른 파도가 말했다. :아냐, 넌 잘 모르는구나.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니야.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오디오북 

https://www.youtube.com/watch?v=7QrCylzeSB8&t=47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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