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실험 알바로 얻은 절대능력 4화

episode 4

4화


[ 업무스킬 4 ‘자료 조사와 정리 스킬’ 추천 ]

[ 튜터리얼 4-1 ‘자료 분류와 정리’ 추천 ]

[ 튜터리얼을 시작하시겠습니까? ]


‘그래 이제 망설일 이유가 없지’


민준은 처음과는 다르게 망설임 없이 튜터리얼을 시작한다.

또다시 머릿속에서 뭔가 찌릿한 전류가 흐르듯이 굉장한 속도로 무언가 지나가는 느낌이다.

머릿속이 지끈하지만 처음보다는 익숙한 느낌이다.


‘음.. 튜터리얼을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진행하는 거구나’

‘나는 그냥 바로 스킬을 쓰면 되는 건가?’

‘음. 그런 거라면 진짜 대단한 능력인데..

업무스킬이라고 뜨는 걸 보면 뭔가 업무랑 관련된 스킬만 있는 걸까?’

‘뭐 힘이 세지거나 막 날라다니거라 손에서 레이저가 나가고 이런 능력은 안 되는 거야??’


민준은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을 한다.


‘왠지 나 좀 똑똑해진 것 같은데... 이 와중에도 좋은 건 좋은 거네.’

‘나 도대체 무슨 실험을 받은 거야....’


민준의 머리 속으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동안 능력이 없다고 구박받았던 수많은 날들이 떠올랐다.


100 군데도 넘는 회사에 지원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귀하의 자질만큼은 높게 평가 되었으나,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해 이번에는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식이었다.


아니, 자질을 높게 평가했으면 합격시켜야지!

떨어진 것도 서러운데 저런 영혼 없는 멘트에 또 다시 상처를 받았던게 도대체 몇십번인지 모르겠다.

안타깝지도 않으면서 괜히 안타까운 척하는 것도 꼴 보기 싫었다.


한편으로는 ‘그래,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점점 자존감은 떨어져 갔다.

그렇다고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에 부모님께 더 이상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변변치 못한 대학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서 4년 내내 학비 대주신 것만 해도 얼마나 벅차셨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스펙을 더 쌓겠다고 학원비며 연수비를 달라고 하기에는 민준도 꽤나 염치 있는 인간이었다.


사실 민준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능력치가 좀 부족한거지 인간적으로는 참 괜찮은 사람이다.

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인성이 좋은 사람이다.

아마 회사 취업에 인성을 측정해서 반영하는 방법이 있었다면 어디든 쉽게 합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안타깝게도 그런 회사는 단 한번도 없었고,

그 결과 민준은 3년의 백수 생활 끝에 이 의심스러운 임상실험 알바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민준은 지금의 상황이 혼란스럽고 두렵기는 했지만,

한 편으로는 마치 초능력이라도 얻은 것 같은 기분에 묘한 쾌감이 들기도 한다.


아무리 노력해고 공부해도 잘 안되던 능력들이

하루 아침에 생기게 된 것이다.


누군가 성공은 노력이 아니라 운이라고 했는데,

이게 민준의 인생에 찾아온 최초의 행운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아직도 민준의 앞에서 반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하지만 왠지 모를 호감 어린 눈빛으로 민준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여기자와의 만남도 왠지 민준에게 찾아 온 또 다른 행운은 아닐까?

가만히 속으로 생각해 본다.


괜히 웃음이 새어나온다.


“이봐요, 제 얘기 듣고 있는 거 맞죠?”

“괜찮은거에요? 어디 아픈건 아니죠?”


박하영 기자의 걱정 어린 목소리에 민준은 현실로 돌아 온다.

손을 들면 바로 닿을 거리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의 박기자가

걱정어린 눈빛으로 민준을 올려다보고 있다.


‘뭐야, 저 눈 빛은...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건가..’


민준은 괜히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하영에 대한 호감이 순식간에 올라간다.


‘혹시 이 여자도 나를 마음에 들어 하는거 아냐?? ㅎㅎ’


‘그래, 뭐 나정도면 나쁘지 않지..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이만하면 어디가서 부끄럽지 않다고.

성격은 좀 좋아? 그럼 그럼 남자 친구로서 누구한테 보여도 훌륭하지 머~’


한동안 끝도 없이 추락해 있던 민준의 자존감이 순식간에 끝도 없이 치솟는다.

지금 기분 같아선 세상에 못할 일이 없을 것 같고,

유혹하지 못할 여자가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하영씨는 뭘 좋아하려나 ~

그래도 첫 데이트는 곱창집이나 국밥집 보다는,

양식이 낫겠지?

이탈리안이나 프렌치 레스토랑 같은데는 많이 비싸려나?’


민준의 상상력은 이미 박기자를 사귀기 시작해 데이트 코스를 짜기 시작했다.


이래서 남자들은 섣불리 여지를 주면 안된다.

선천적으로 착각이 끝이 없는 종족인지라...


“네, 지금까지 하신 얘기 잘 귀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니 계속 말씀해 주세요.”


민준은 일단 하영을 안심시킨다.


재밌는 것은 안심시키려고 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실제로 귀기울여 듣지 않고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도

이미 머리 속에서는 들리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기억되고 있다.


태어나서 정신이 이렇게 맑았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머리가 잘 돌아간다.

아무렇게나 이야기해도 이해가 쏙쏙되고 명쾌하게 정리가 된다.


마치 고성능 컴퓨터가 여러 가지 작업을 한 꺼번에 ‘멀티 태스킹’ 하듯이,

귀로 듣고, 머리 속에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딴 생각을 하고 다른 곳을 봐도 모든 작업이 한꺼번에 완벽하게 진행된다.


난생 처음 느껴 보는 편안하고 우월한 기분이다.


‘아, 천재들이 이런 기분이려나...

막힘이 없네 막힘이 없어. 뭐든지 술술 이해가 가네.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한 번 들으면 다 기억이 되네..거참’


민준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능력에 감탄하며,

눈 앞에서 오물오물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박기자의 반짝이는 귀여운 입술에 정신을 집중한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