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유지하는 일도 노력이 필요하다
집을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진 자리, 나름의 규칙들이 쌓인다. 그 규칙들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규칙이 생겨난다. 불편한지 모르고 지내던 지난겨울, 차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다가 빈틈이 없는 조리대를 마주했다. 정돈을 위해 더 많은 물건들로 채워져 있었다.
먼저 조리대의 절반을 차지하는 식기 건조대와 수저통을 치웠다. 잘 사용하지 않는 그릇들의 위치를 바꾸고 엉뚱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주방용품들을 정리하니 공간이 생겼다. 쌓여있던 우편물과 약봉투도 일일이 확인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던 아이의 머리끈과 핀도 제자리에 넣어두었다. 식탁 한켠에 읽으려고 꺼내둔 책더미도 책장에 다시 꽂아두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수저와 커트러리, 조리도구를 모두 서랍에 넣어두었다는 점. 잘 맞는 수저정리함을 찾을 수 없어 수저통을 사용했는데 꼭 맞는 정리함을 발견했다. 공간을 정리하니 요리하는 것도 편하고 설거지도 쌓아두지 않는다. 더 잘 유지하고 싶어 노력한다. 노력하다 보면 뭐든 더 나아지겠지, 그런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