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3명의 친구를 ‘유부의 세계’로 떠나보낸 내 경험에 의하면, 액션캠의 가장 큰 수요자는 아무래도 예비부부가 아닌가 싶다. 평생 영상에 관심 없던 애들도 신혼여행엔 하나씩 사서 가더라고.
문제는 하나같이 열심히 찍는 것 같아 보였는데, 아직 단 한명도 결과물을 공개한 사람이 없다는 것. “왜 기껏 찍고 안 보여줘? 혹시 갠소용이니?” “내가 보면 안될거라도 찍은 거야?” 친구는 곤란한 얼굴로 말했다. 화면이 너무 많이 흔들리고, 소리는 엉망이라 편집하는데 멀미가 나서 때려쳤다고.
그래, 사실 한 번도 액션캠을 제대로 다뤄보지 않은 사람이 무턱대고 찍기엔 조금 어려운 기기임엔 분명하다. 아무렇게나 찍었다간 정말 토할 것처럼 흔들리니까. 오늘은 흔들림 없이 침착한 액션캠을 만나고 왔다. 액션캠의 원조 소니가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술 B.O.SS를 적용한 액션캠을 선보였다. B.O.SS는 Balanced Optical SteadyShot의 줄임말로 일반적인 보정에 비해 13배의 보정효과를 자랑한다고. 문자그대로 손떨림 보정의 보스급, 끝판왕 같은 제품이었다.
행사장에는 전작과 이번 제품을 비교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팩 어깨끈에 두 개의 제품을 나란히 설치하고 모델이 러닝머신 위를 뛰었을 때 얼마나 흔들림을 잡아주는지 보여주더라. 그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어느 정도냐면 흔들림을 너무 잘 잡아서 액션캠 특유의 러프한 느낌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강렬한 헤드뱅잉을 즐기기 위해 락페에 갔는데, 움직임이 너무나 우아해서 마치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소니는 B.O.SS 기술을 활용해 촬영 시 화각의 변화를 최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4K 해상도에 120프레임, 240프레임의 고속촬영 모드도 손떨림 보정이 가능하다. 스테디캠이나 짐벌 등 흔들림을 잡기 위해 쓰는 별도의 액세서리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있다는 소리다. 오호, 평소에 유독 뒤뚱거리면서 걷는 에디터H가 들어도 꽤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겠는데?
소니 액션캠의 순백의 화이트 컬러는 그대로다. 바뀐 점이라면 전작보다 크키가 조금 더 작아지고 각이 살아났다는 것 정도? 그런데 이 화이트 컬러가 댄디해도 너무 댄디한거지. 너무 하얘서 약간 부담스럽다. 앞쪽에는 물리 버튼을 추가해서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좀 더 직관적으로 녹화를 시작할 수 있다. 지저분한 선을 정리하기 위해 삼각대와 케이블 포트는 모두 하단에 모았다. 하얗고 곱게 자란 도련님 같은 액션캠이다.
다양한 액세서리도 지원한다. 수심 60m까지 방수 가능한 케이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핑거그립 AKA-FGP1은 한손으로 마치 총쏘는 것처럼 편안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 빵야빵야. 애견용 벨트를 사용하면 우리집 개의 시선을 훔쳐볼 수도 있다.
가격은 4K를 지원하는 FDR-X3000 모델이 56만 9,000원, 풀HD를 지원하는 HDR-AS300이 45만 9,000원. 해상도 외의 성능은 거의 동일하다.
FDR-X3000 / HDR-AS300
Point – 손떨방의 보스급이 나타났다
Price – FDR-X3000 56만 9,000원 / HDR-AS300 45만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