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 장착! 이제 달릴 일만 남았다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 모델의 박스를 뜯으며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달린 게 언제더라?
인스타그램을 뒤져서 알아냈다. 4월 2일, 나이키 플러스 앱에 남아있는 7.37km의 달리기가 나의 마지막 기록이다(사실 이것도 걷다 뛰다를 한참 반복했던 기억이 나지만). 꽃피는 봄에 달리기를 끊은 뒤로 겨울이 될 때까지 운동을 멀리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 결과는 지금 온몸에서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늙고, 살찌고, 아프다.
나이키와 애플이 손잡고 만든 이 스마트워치는 분명 러너들을 위한 시계다. 애플워치 시리즈2에 적용된 내장 GPS나 듀얼코어 프로세서, 방수 성능 등은 동일하다. 다른 것은 컨셉이다.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에는 나이키 플러스 런 클럽 앱이 기본 탑재돼 있다. 이 앱은 사용자를 달달 볶는 잔소리쟁이 애플워치와 만나 시너지를 낸다. 달리기 좋은 날씨다, 네 친구 M을 이기려면 조금만 더 뛰면 된다, 요즘 왜 안 뛰냐… 뭐 이런 식으로 우릴 보챌 테니까. 결국 나이키 에디션이라고 특수한 기능이 숨어있는 건 아니다. 이걸 손목에 찬다고 체력이 늘어나고,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는 캐쉬템은 아니란 얘기. 다만 활동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오늘도 달릴 이유를 주고 내일도 다시 운동화를 신어야 할 동기를 준다.
달리기 일정을 미리 등록해 둘 수도 있다. 늘어질 핑계를 원천봉쇄하는 거지. 지금 내게 필요한 기능이다. 운동 친구들과 함께 ‘피스트 범프(주먹 치기)’를 보내며 격려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런 느낌이다. “여어, 친구 힘내, 좀 더 달리라구!” 굉장히 미국적인 제스추어다. 친구들이 애플워치를 많이 써야 주먹을 맞부딪히며 서로를 격려할텐데.
스트랩을 살펴보자. 환공포증이 일어날 것 같지만 이유 없는 디자인은 아니다. 뽕뽕 뚫린 구멍 덕분에 스트랩이 한결 부드럽고 유연하다. 손목에 감기는 느낌도 훨씬 가볍다. 본래 실리콘 스포츠 밴드를 차고 운동을 하면, 젖거나 오염은 없지만 팔목에 지나치게 땀이 찼다. 내 살갗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 시스루(?) 밴드라면 땀 때문에 밴드 안쪽이 흥건해지는 일이 덜하겠다. 아마도. 자신있게 말하려면 내가 이걸 차고 나가서 한 시간 쯤 뛰어봐야 할 텐데. 초조하다. 참고로 이 나이키 스포츠 밴드는 애플워치 나이키 플러스 모델 전용으로 따로 판매는 하지 않는다.
워치OS도 간편한 운동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장착했다. 운동 구간을 표시하려면 운동 중 화면을 두 번 탭하면 그만이다. 달리다 잠깐 멈출 땐, 디지털 크라운과 측면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일시 정지가 된다.
아직 슬쩍 살펴본 거라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겠다. 이제 리뷰를 핑계삼아 다시 운동을 시작하자. 달려라, 에디터H. 애플워치가 보고계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