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인정한다. 난 틀렸다.
아이코스는 성공했다. 꽤 많은 제품을 리뷰해봤지만, 아이코스만큼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걸 보는 건 처음이다. 편의점에 가면 50대 아저씨가 에쎄 대신 히츠스틱을 사는걸 목격하고, 익숙한 향기에 고개를 돌리면 골목 어귀에서 아이코스 스틱을 쥐고 있는 사람이 있다.
똥차인줄 알고 차버린 전 남친이건만, 나만 빼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기분이란. 너무 떵떵거리며 사는 것도 너무 궁상떨고 있는 것도 보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을 너는 알까? 하지만 차버린 전 남친이라고 해서 문득 불 꺼진 침대에 누워 걔는 요즘 뭐하며 살고 있나, 여친은 생겼나 뭐 이런 것들이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다. 꼬아 말해 미안하지만, 정말 내 마음이 진짜 그래서 그래.
아이코스가 더 멋져 졌다는 소식을 바다 건너 일본으로부터 전해들었다.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살아있는 아이콘 니고(NIGO)와 함께 말이다. 니고란 브랜드가 생고한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한때 우리나라에서 패션의 성지라고 불렸던 하라주쿠. 90년대 그 하라주쿠 거리를 휘어잡던, 선두주자가 바로 니고다.
급히 스토킹을 시작한다. 일단 사진을, 사진을 좀 봐야겠으니 아이코스 일본 공식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봤는데. 웬걸. 비공개다. 친구 신청도 하고, 이방법 저 방법 다 써봤는데 쉽지가 않다.일본에 사는 18세 이상에게만 자기를 보여줄 수 있단다. 아니 뭘 이렇게까지할까.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일본어는 좀 못해도 타고난 집요함과 다년간의 최저가 검색 신공으로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는데 이골이 난 에디터H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아래는 구글 번역기와 검은 머리 여자를 쥐어짜 알아낸 정보다.
1. ‘The IQOS Pathfinder Project’는 아이코스가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2. 이 프로젝트는 NIGO와 함께했으며, 10월 19일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총 3가지 주제가 있다.
3. 첫 번째는 일본 전통 공예를 소재로한 아이코스 액세서리. 아이코스 스탠드와 홀더, 재떨이, 커피잔 등을 제작했다. 일본의 기왓장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로고는 아이코스를 상징하는 새와 담뱃잎을 재해석했다.
4. 두번째는 니고의 시그니처 카모플라주를 주제로한 The CAMO 컬렉션.
https://www.instagram.com/matsuda_atsushi/
5. 2018년에는 골드를 주제로 The Purity 컬렉션을 소개할 예정이다.
6. 당연히 한국 출시는 아직 미정. 혹시 일본에 갈 사람은 연락을 연락을 주세요.
음. 개인적으로 카모플라주 아이코스가 좀 마음에 든다. 저무늬가 다 똑같아 보여도 예쁘기가 쉽지 않거든. 그런데 마초적이면서도 섬세해 보여. 몰라. 그냥 오랜만이라 그런지 좀 멋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연락이나 해볼까봐.
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