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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Apr 23. 2018

스무스하게 움직이는 영상에서 스친 전문가의 향기

오즈모 모바일 2

안녕! 에디터H다. 오늘은 개봉기를 준비했다. 조금 늦었지만 스마트폰용 짐벌 오즈모 모바일2를 구입했다. 17만 2,000원에 출시된 이 제품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기다림 끝에 물건을 받았다. 성격 급하기로 소문난 내게는 분노와 고통의 시간이었다. 안 그래도 가격 때문에 골이 나있는 상태였다. 왜냐고? 작년에 1세대 제품을 40만 원 가까이 주고 샀는데, 후속작이 17만 원대에 출시됐으니까. 뒤통수 맞은 기분이었지만 또 샀다. 마음에 들었거든. 이를 아득바득 갈며 기다렸다.

스마트폰용 짐벌을 처음 써봤을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한 손에 쏙 잡히는 바디에, 스마트폰 하나 물리고 촬영했을 뿐인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스무스하게 움직이는 영상에서 희미한 전문가의 향기마저 풍겼다. 신이시여 이걸 제가 찍었다니…

짐벌은 정말 최고다. 예전에는 스테디캠을 써야만 찍을 수 있었던 뮤직 비디오 같은 영상을 누구나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짐벌의 대중화와 함께 유튜브에 넘쳐나는 여행 영상의 퀄리티가 확 올라갔다. 이게 바로 상향평준화. 아름다운 테크놀로지!

오늘은 어쩐지 내 똑똑함을 뽐내고 싶은 기분이라, 짐벌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해드리겠다. 짐벌이라는 용어를 검색하면 아주 어려운 설명이 나온다.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물의 동요에 관계 없이 장비가 수평, 수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전후좌우 방향축에 대해 회전을 가하는 장치’. 하지만 실제로 카메라용 짐벌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설명하면 굉장히 간단하다. 우리가 걷고 움직이며 촬영을 할 때는 지속적으로 흔들림이 발생한다. 짐벌은 이 흔들림을 감지해서 카메라 유닛을 반대로 틀어주는 원리다. 쉽게 말해 카메라 화면이 왼쪽으로 심하게 흔들리면 오른쪽으로 힘을 가해서 그 움직임을 상쇄한다는 뜻이다. 짐벌에 장착된 카메라는 공기 중을 헤엄쳐 다니는 것처럼 계속 수평을 유지하게 된다.

보통 ‘3축 짐벌’이라고 하는 제품은 3개의 회전축으로 구성돼 있다는 뜻이다. 3개의 모터가 앞뒤, 좌우, 상하의 흔들림을 모두 잡아준다. 결국 얼마나 더 견고하게 진동을 잡아줄 수 있는지는 모터의 힘에 달렸다. 오즈모 모바일을 사용하다보면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데 금세 손잡이가 뜨끈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모터가 계속 세차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짐벌은 만능이 아니다. 사용하기 전에도 수평을 만져줘야 하며, 내가 짐벌을 손에 들고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면 모든 흔들림을 잡아 줄 수도 없다. 생각보다 섬세한 기기라 우악스럽게 달렸다간 금세 모터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말이다.

오즈모 모바일은 가벼운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기 때문에 모터도 작고, 바디도 작다. 짐벌의 모든 요소를 콤팩트하게 압축해놓은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완벽하진 않지만 무엇보다 쉽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다. 신제품인 오즈모 모바일2는 전작보다 더 가벼워져서 고작 485g. 여기에 아이폰X을 장착해서 하루종일 들고 다녀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촬영 장비로서는 엄청난 강점이다.


오즈모 모바일2를 며칠 써보니 바디는 작아졌지만, 모터 성능은 그대로다. 무게와 가격을 덜어내며, 플라스틱 바디가 되었는데 쓰다보니 아쉽다. 확실히 티테일이나 소재가 전작보다 저렴해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배터리 시간. 무려 3배가 늘어났다. 최대 1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건 스펙상의 숫자다. 들고 다니며 끄고, 켜고 하다보면 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작을 사용할 때 배터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컸기 때문에 굉장히 반가운 변화다. 배터리는 일체형이라 교체도 안 되고, 추가로 구입할 수도 없다.

이전에는 가로 촬영만 가능했는데, 새로운 제품에선 세로 그립도 가능하다. 제법 트렌디한 변화다.

전원 버튼은 모드 버튼에 통합됐고, 왼쪽 측면엔 줌인 줌아웃을 위한 전용 버튼도 마련됐다. 이 정도면 꽤 전문적인 장비처럼 보인다.


플라스틱 바디의 특성상 살짝 ‘싼 티’가 난다며 볼멘소리를 하긴 했지만, 17만 원대의 착한 가격이 주는 메리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나와 에디터M 주변의 친구들도 오즈모 모바일2를 구입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카메라에 관심도 없고, 전자 기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사용자들도 짐벌을 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행지를 걸어다니며 부드럽고 우아한 영상을 찍을 수 있고, 누구나 촬영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실로 좋은 세상이다.


개봉기는 영상으로 준비했다. 여러분이 많이 궁금해하시는 오즈모 모바일과 아이폰 OIS의 궁합 관련한 영상도 준비했으니 도움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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