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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May 21. 2018

애니모티콘 드라이버

안녕, 여러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디에디트 에디터H다. 이곳에서의 한 달 살기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대체로 낭만적이다. 가끔은 서울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럼에도 서울 소식에 완전히 귀를 닫을 수는 없는 법. 막내 에디터도 “여기도 너무 좋지만, 서재페에 가지 못해서 슬퍼요…”라고 시무룩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멀고 먼 내 고향에 음악이 울려퍼지는 계절이구나.



막내가 애타게 부르짖는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아주 재밌는 소식이 있었다. 혁오밴드가 ‘애니모티콘: 택시 드라이버’ 뮤직 클립을 공개한 것. 기습적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혁오의 새 앨범인 ‘Citizen Kane’에 수록될 곡의 애니모티콘 뮤직비디오다. 그게 대체 뭐냐고? 그 귀여운 캐릭터들! 아이폰X의 기능인 애니모티콘을 활용한 뮤직비디오란 뜻이다. 일단 직접 한 번 보고 오자.



익살스런 애니모티콘 캐릭터의 표정 변화와 입모양에 주목하자. 정말 용, 곰, 닭이 합주를 하는 것처럼 절묘하게 들어맞는 싱크다. 그 뒤로 지나가는 그래픽들도 ‘오지게’ 힙하다. 과연 혁오다. 1분 남짓의 짧은 클립을 반복해서 플레이했더니 머리에서 계속 ‘홍콩 택시 드라이버~’하는 음성이 맴돈다. 꽤 흥겹다.


“이게 바로 트루뎁스 카메라와 대중문화의 만남인걸까?” 유튜브 영상을 반복해 플레이하며 중얼거렸더니, 막내가 과연 덕후다운 발언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진심으로 아티스트들이나 미디어가 애니모티콘을 활용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간만에 복습한 번 해보자. 애니모티콘은 아주 쉽고 재밌지만, 아이폰X이라는 최신 기기가 가진 성능을 총망라한 기능이기도 하다. 제품 공개 당시 나는 이렇게 평가했었다. 아주 어려운 걸 이렇게 쉽게 해내는 걸 보여주는 잘난 척이라고.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표정을 지으면, 그 캐릭터에 내 혼이 빙의된 것처럼 움직임이 덧씌워진다. 그 과정엔 딜레이도 없고 고민도 없다. 마치 캐릭터에게 실시간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것 같다. 이런 3D 애니메이션 작업이 사용자가 느낄 만한 딜레이 없이 바로바로 처리된다는 게 여전히 놀랍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에서! 감탄하면서도 한 편으론 ‘오래 못 갈 기능’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모든 유행이 지나가듯이 말이다.


그런데 애니모티콘은 생각보다 끈질기게 사랑받고 있다. 비디오 세대의 소통 방식과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심지어 괴팍한 표정의 강아지 이모지가 노래를 부르는 게 더 ‘쿨’한일처럼 보일 때도 있다. 일종의 캐릭터가 된 셈이다. 그간 애니모티콘이 어떻게 쓰여왔는지 유명한 사례를 모아봤다. 중간에 디에디트가 섞여있는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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