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긋지 않는 여자 에디터M이다. 내가 무선의 달콤함에 발을 들인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내 무선 경험의 시작은 당연히 에어팟부터였다.
“그동안 어떻게 그토록 거추장스러운 선을 달고 다녔을까?”
하얀 조약돌같은 본체에서 두 개의 이어폰을 빼서 귀에 꽂으면 ‘두둥!’. 무선의 세계로 온 것을 환영하는 알람이 울린다. 귀에 꽂고, 음악을 듣고, 케이스에 넣는다. 이 모든 과정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에서 흐르듯 자연스럽다.
한 번 발을 들이니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더라. 나는 마약중독자처럼 내 생활의 모든 영역을 모두 무선으로 채우고 싶어 안달이 났다. 무선 이어폰 다음은 충전이었다. 무선 충전이 더 필요해보이는 곳은 집이 아니라 사무실이다. 화장실,외근, 짬짬이 가지는 구름과자 타임 등 스마트폰은 하루 중에도 수도 없이 나와 함께 이동해야 한다. 그때마다 아이폰에 똥침을 놨다가 빼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 내 사무실 책상에도 무선 충전의 은혜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제품은 모바일아일랜드의 무선충전기 그라운드x가든. 아주 마음에 쏙 드는 녀석이다.
‘막상없다’란 말이 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신조인가 싶어 긴장하셨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내가 만든 거니까. ‘막상 사려고 하면 없다’의 준말로, 살 생각이 없을 땐 좋아보이는 게 참 많은 것 같다가도 꼭 내가 사려고 마음을 먹으면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는 야리꾸리한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스마트폰 케이스, 노트북 스탠드. 그리고 무선 충전기 같은 게 대표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의 디자인은 단연 압도적이다. 아, 물론 가격도 만만치 않다. 4만 8,000원이란 가격은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예쁜걸?
그라운드X가든은 모듈형 무선 충전기 Ground와 책상 위에 지저분하게 굴러다니는 물건들을 담을 수 있는 트레이 Garden으로 구성된다. 정방형의 충전기와 케이크에서 한 조각 크게 떼어낸 것같은 모양은 딱 들어맞는다. 네모와 원이라니 전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모양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도 재미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곡선과 직선을 아주 영리하게 썼다. 소재도 싸구려 플라스틱이 아니라, 도료를 잘 입혀내서 고급스러운 느낌.
이제품은 모듈 충전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2개까지 충전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제품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다면 2개를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겠다. 아이폰은 7.5W, 안드로이드는 10W 고속충전을 지원한다.
아침에 도착하면 내 아이폰을 가볍게 툭, 그라운드에 올려두고 아직 덜 껀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내리고, 자리에 앉는다. 타자를 칠때 불편한 애플워치, 예뻐서 찼지만 걸리적대는 귀걸이, 손이 건조할때마다 바를 핸드크림도 트레이에 올려둔다.
내 것은 카키에 가까운 포레스트지만, 인디핑크 컬러에 가까운 뮬리(MUHLY)와 크림색에 가까운 스노우(SNOW) 컬러도 아주 좋으니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컬러 이름마저 그냥 대충 지은 게 아니란 느낌.
외부 미팅 다녀와서 탁. 잠깐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를 비울 때도 탁. 올려두기만 했는데도 전기를 먹다니. 무선 최고야 짜릿해.
말했다 시피 것처럼 이것보다 저렴한 무선충전기는 세상에 많다. 하지만, 매일 일만하는 삭막하고 밋밋한 책상에 내 감성을 자극해줄 물건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렇게 근사한 충전기는 더더욱. 그래 이건 4만 8,000원이나 하는 무선 충전기를 소개하고 떠드는 자기합리화만은 아니다. 난 행복은 이런 작은 사치에서 온다고 믿는걸. 어차피 부자가 되긴 글른 것 같으니까, 일단 지르고 보자. 뿜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