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콘텐츠 추천
안녕,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에디터B의 볼거리 추천 기사, [월간B추천]이다. 어느덧 세 번째 시간이다. 시간이 참 빠르다. 다음 달에 쓸 땐 여름도 끝물이겠지?
오늘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콘텐츠를 소개하려고 한다. 다들 기다리는 게 하나씩은 있지 않나. 최고로 아끼는 배우의 컴백 영화일 수도 있고, 기다렸던 드라마 시즌2일 수도 있고. 그런 날이 언제 올까 싶다가도 일하다 보면 또 금방이더라고. 긴 말 필요 없지 뭐. 시작한다.
올해 들었던 뉴스 중에 흥미로운 기획이 하나 있었다. 그 진원지는 OCN. 앞으로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는 다짐이었다. 응? 드라마틱 시네마? 그게 뭔고 하니 영화긴 영환데 드라마처럼 TV를 통해 매주 방영하는 방식이라는 거다. 그 첫 번째가 6부작으로 만들어진 <트랩>이었는데, 나중에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디렉터스컷 버전이 초청받기도 했다지. 그리고 두 번째가 지금 소개하려는 <타인은 지옥이다>.
지금까지 봤던 웹툰 중 뭐가 제일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굉장히 어렵겠지만, 가장 심장을 쫄리게 했던 작품이라면 대답할 수 있다. 망설임 없이 <타인은 지옥이다>. 아는 형을 통해서 작은 회사에 입사하게 된 종우. 돈을 아끼자는 생각으로 저렴한 고시원에 살게 되는데 옆 방 사람들의 행동이 수상하다. 이유 없이 낄낄 거리거나 기분 나쁘게 쳐다보거나… 한 마디 한 마디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웹툰을 정주행하는 것도 괜찮겠다.
줄거리 말고도 관전 포인트가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출연 배우들의 연기. 임시완, 이정은, 이중옥 그리고 이동욱까지. 다들 한 연기하시는 분들이니깐. 이정은, 이중옥은 들어도 누군지 모르겠다고? 음…이정은은 <기생충>의 가정부였고, 이중옥은 <극한직업> 초반에 마을버스에 치이는 도박꾼인데, <손 더 guest>에서도 귀신 들린 연기가 아주 좋았지. 그리고 정말 중요한 메인 빌런을 이동욱이 맡았는데, 난 괜찮은 캐스팅이라 본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어도 원작 속의 행동을 이동욱이 한다고 생각하면 좀 섬뜩할 거 같거든. 이번에도 드라마틱 시네마답게 짧다. 굵고 짧게 10부작.
채널 OCN
방영일자 8월 31일 토-일 22:30
출연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이현욱, 박종환, 이중옥
난 지금도 <무한도전>을 본다. 웃고 싶은데, 웃긴 예능이 없을 때나 가끔 레전드 영상이 그리울 때. 사실 <무한도전>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며 인사를 했을 때 진심으로 그러길 바랐지만 그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냥 하는 말이겠지’ 그렇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날이 왔다. 무한도전 멤버가 돌아온 건 아니지만, 유재석과 김태호가 돌아왔다.
당연히 <놀면 뭐하니?>는 <무한도전>이 아니다. 그런데 김태호, 유재석이 주축으로 뭉치고 토요일 6시 30분에 방영할 이 프로그램을 마주하는 나의 자세는 이미 무한도전 시즌2를 대하는 것 같단 말이지. 이번 프로그램 역시 <무한도전>처럼 예측불가능하다.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방영이 시작되어야 알겠지만, 유튜브로 공개된 베타테스트 영상을 통해 추측이 가능하다. 유튜브 영상은 이렇다.
어느 날 김태호가 유재석을 찾아가서 아무거나 찍고 배터리 떨어지면 달라며 캠코더 하나를 준다. 그 캠코더로 뭘 찍든 상관없고, 다른 사람을 줘도 된다는 말하면서. 그렇게 카메라는 조세호, 유병재, 유노윤호를 거쳐 유재석의 손에 돌아온다. 이번에는 카메라 두 대로 릴레이를 할 거라니 어떤 예상치 못한 장면들이 나오고, 누구를 거쳐 갈까.
채널 MBC
방영일자 7월 27일 토 18:30
출연 유재석
가만히 보면 소름 끼치는 것들이 있다. 비둘기도 그중 하난데, 초점 없는 눈을 보면 ‘으으’하며 고개를 휙 돌리게 된다. 아마 <조류 공포증>의 작가도 그런 경험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조류 공포증>은 내가 기다렸던 작품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정식 연재를 기다린 작품이다. 다음웹툰공모대전6에서 최종 우승을 한 작품. 비둘기만 봐도 징그러워서 지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아니, 비추천 정도가 아니라 보면 안 될 정도. 괴물새가 메인 빌런이라 새의 발, 새의 눈 같은 걸 크게 그려 놓는 연출이 많거든. 새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는 나도 실눈 뜨고 화면을 넘겼다. 초반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날 미스테리한 사건이 발생한다. 유혈이 낭자한 살인 사건 현장. 그런데 수상한 점이 발견된다. 들짐승의 이빨자국이 아닌 무언가에 물어뜯긴 상처들, 주변에 떨어진 깃털 그리고 사람 몸만한 새 발자국. 웹툰은 비둘기 앞에서도 몸이 굳을 정도로 심각한 조류 공포증이 있는 주인공이 괴물새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다. 야근 중 화장실에서 마주친 직장상사의 정체가 사람 키만한 새라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뻘겋고 초점 없는 그 눈을 보면 과연 도망이나 칠 수 있을까. 이 웹툰 덕분에 없던 공포증도 생길 판이다.
플랫폼 다음 웹툰
작가 조눈, 리도
날짜 월요일
요즘은 참 왓챠 플레이가 일을 열심히 한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을 국내에서 단독으로 스트리밍하고, <킬링이브>도 단독으로 보여주더니 이번에는 <체르노빌>까지 데리고 왔다. 콘텐츠 수급력이 목화씨를 가져오던 문익점급이다. 지난 6월에 방영이 끝난 HBO의 <체르노빌>이다.
체르노빌 사고에 대해서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거다. 정확히는 몰라도 대충은 알 거다.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해서 말할 때마다 꼭 들어가는 사건이고,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발생한 사건의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니까. 드라마는 실제 사건을 다큐에 가깝도록 재연해내면서 호평을 받았는데,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누가 <체르노빌> 어땠냐고 내게 물으면 재밌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감히 ‘재미’라는 단어를 쓰는 게 끔찍하니까.
<체르노빌>에서 영웅이 등장하는 통쾌한 서사를 발견할 수 없을 거다. 그러니 드라마가 끝난 뒤 우리가 느낄 감정은 끔찍함이겠지. 주된 줄거리는 어떻게 사고가 발생했고, 사건 직후 국가와 개인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준다. 구소련은 연방의 이미지를 생각하느라 사고를 축소시키고 감추기에 급급했고 그 와중에 원자력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소모품처럼 투입되고 쓰러져간다.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영문도 모른 채 길거리를 다녔고 피폭되었다. 드라마는 5부작으로 짧은 편이지만, 30년 전의 참상을 알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감독 조한 렝크
출연 스텔란 스카스가드, 제시 버클리, 콘 오닐
몇달 전에 넷플릭스에서 <페르소나>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유 한 명을 두고 네 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뽑아내서 단편영화로 만드는 단편영화 묶음 영화였다. 나는 그 영화를 보고 한 가지 염려가 들었는데, “사람들이 <페르소나> 때문에 단편영화는 모두 노잼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었다.
단편영화의 매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보통의 단편영화들은 상업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감독의 똘끼가 잘 드러난다는 것. 두 번째, 짧으면 10분 길면 20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 세 번째, 미래의 박정민, 이제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단편영화 영화제다. 미쟝센이 훌륭한 작품만 출품되어서 미쟝센이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이 후원사라 미쟝센이다. [월간B추천]에서 갑자기 영화제를 추천하는 이유는 브이앱을 통해 영화제에서 상영된 모든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시도다. 영화관에 가지 않고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지. 그리고 영화제가 끝나면 돈 내고도 못 보니까 더 희귀하고.
뭐부터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살짝쿵 가이드를 하자면, (1)우선 미쟝센 영화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어떤 영화가 있는지 본다. (2)미쟝센 영화제에는 희극지왕(코미디), 비정성시(드라마),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 절대악몽(공포), 4만번의 구타(액션) 등 다섯 개의 부문이 있고, (3)하나씩 보면서 마음에 드는 영화를 V앱에서 보면 된다. 어때, 간단하지? 8월 7일까지만 공개하니까 서두르자. 링크는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