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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ul 30. 2019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유쾌한 콜라보

안녕, 디에디트 독자 여러분! 콜라보를 사랑하지만 살 돈은 없는 라이프스타일 덕후, 신동윤이다. 아마 이 글이 나갈 때쯤이면 디에디트의 3주년 겸 출간 축하 파티가 끝났을 거다. 디에디트를 초창기부터 봐왔던 사람으로서 참 감개무량하다. 비록 나는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고통받느라 파티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길 기원한다.


나는 디에디트의 경사에 참석하지 못한 슬픔을 돈 쓰는 즐거움으로 메우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나와 같은 슬픔을 느끼고 있을 독자 여러분을 다독이기 위해 준비했다. 우리를 내적갈등에 빠지게 할 콜라보 모음이다.


차이나타운 마켓 X 코난 오브라이언

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미국 코미디언의 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편이다. 뭔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한달까. 켄 정, 트레버 노아, 루이 C.K…. 어쩌다 보니 다 스탠드업 코미디언만 줄줄이 읊었지만, 그중 최애 코미디언은 코난 오브라이언이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지만, 미국에 와보니 현지에서도 인기가 무척이나 많은 모양이다.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조금 과장해서 미국 코미디언의 아이콘과도 같다고 할까. 코난과 유쾌함을 내세우는 차이나타운 마켓이 콜라보를 했다는 사실은 어쩌면 필연적인 사건일지도 모른다.



장난끼 가득한 악동들의 만남답게 실소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제품들이 보인다.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짓는 코난의 얼굴 일러스트가 그려진 티셔츠부터 코난을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그려 바디필로우로 만든 제품도 있다.


둘의 만남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유쾌함을 주겠다’는 근사한 목적을 가진 브랜드와 코미디언의 콜라보가 아닌가. 이런 걸 보며 역시 두 브랜드의 호흡이 잘 맞아야 구미가 당길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꽤 감사한 콜라보다. 사랑해요, 코난!




컨버스 X 차이나타운 마켓


다시 한번 차이나타운 마켓이 등장했다. ‘이놈 이거 차이나타운 마켓을 좋아하는구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기사를 읽어보면 여러분도 무의식적으로 장바구니에 담게 될지도 모른다. 진짜 ‘물건’이다.


스니커즈 계의 애플 키노트, 컴플렉스 콘에서 컨버스가 발표한 제품을 보고 나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차이나타운 마켓과 협업한 컨버스 척 70 하이&로우다. 자외선에 따라 색이 바뀌는 끝내주는 스니커즈!



자고로 아무 데서나 스스로를 뽐내려 하는 건 하수다. 고수는 자신을 드러내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마치 스포트라이트가 비췄을 때 화려함을 드러내는 뮤지컬 배우들처럼. 차이나타운 마켓 X 컨버스 척 70은 자외선에 닿는 순간 그 진가가 드러낸다.


척 70은 자외선이 없는 환경(보통은 실내)에서는 컨버스 특유의 베이지 색을 유지한다. 이때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밖에 나오거나 흔히 블랙라이트라고 부르는 자외선 램프 아래서는 더할 나위 없이 ‘스페셜’해진다. 게다가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니 매일매일 다른 스니커즈처럼 느껴질 수밖에.



풀무원 X 한화 이글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야구를 좋아하는 분은 얼마나 될까. 한국에서 야구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스포츠이고, 프로리그 역시 마찬가지. 사실 나도 야구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오랜 야구 팬이다. 그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야구 팬만 아는 이야기 아니냐고? 아니다. 모두 한 번쯤 들어봤을 농담 ‘한화 팬은 보살이다’에 대한 이야기다.


한화 이글스가 나의 ‘최애’까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팀인데 몇 년간 잘하는듯 싶더니 요즘들어 부침을 겪는 중이라 속상하다. 하지만 한화팬의 최고 장점이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니겠는가. 풀무원과 한화 이글스에서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내놓았다.



요즘 트렌드를 지배하고 있는 마라탕을 이용한 라면이다. 한창 고통받고 있을 팬들이 맵고 맛있는 요리로 야구의 스트레스를 풀라는 의미가 아닐까. 어쩐지 한화의 마스코트 수리가 민망한 표정으로 ‘이거라도 드시고 같이 힘냅시다’라는 말을 할 것만 같다.


사실 이미 몇차례 완판이 이루어진 제품이라 여러분도 많이 알 수도 있겠다. 고달픈 부진에도 양키즈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한화의 의지가 참으로 기특하지 않나. 그래, 여러분! 우리 다 같이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먹고, 우리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하나도 포기하지 말자.



나이키 X 네모바지 스폰지밥



어쩐지 이번에 소개하는 콜라보에는 패션 제품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어쩌면 미국의 소도시에서 패션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캐릭터가 그려지고 과하게 알록달록한 아이템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이 동네에는 어쩐지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제법 있다.


타인의 패션에 신경쓰지 말라는 금언을 따르는 나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보기 힘든 패션에는 시선이 가게 되더라. 캐릭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심각하게 고민되는 아이템이 하나 나왔다. 나이키 카이리와 스폰지밥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사랑스럽고 어마어마한 디테일을 보면 고뇌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각 캐릭터를 나타낸 신발에는 내가 어린 시절 이해한 캐릭터의 성격이 듬뿍 담겨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그 정성이 느껴질 정도.


정말 스폰지처럼 보이는 스폰지밥, 매쉬 소재를 강조해 별가사리의 표면처럼 보이는 뚱이.



어쩐지 불만이 느껴지는 징징이, 우주복 같은 겉면에 속은 갈색 털 소재를 사용해 정말로 눈에 보이는 듯한 다람이, 갑각류의 껍질처럼 매끈하고 속에는 돈과 깨알같이 찌그러진 플랭크톤이 있는 집게사장. 감탄이 나오는 디테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발매일은 8월 10일로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




스파오 X 알라딘



나는 대한민국 SPA 브랜드 중 ‘콜라보를 가장 잘하는 브랜드’로 늘 스파오를 꼽는 편이다. 짱구, BTS, 해리포터… 정말 우리 누나와 애인의 지갑을 거덜냈던 게 한둘이 아니다. 여전히 <알라딘>의 열기가 완벽하게 가시지 않은 지금, 스파오가 또 기가 막히게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원래 잊힐 때 쯤 다시 사람을 세워야 더 시선이 간다는 사실을 스파오는 알고 있는 모양이다.



원고를 작성하기 바로 몇 시간 전에 발매된 제품이고 아직은 티셔츠만 발매된 상황이라 말을 하기 어렵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만 보면 깔끔함과 산뜻함을 디자인의 특징으로 잡은 모양이다. 쿨테크 원단을 사용해서 시원함을 강조했다고 하고, 더운 여름을 위한 것이니 꽤나 괜찮은 전략일지도. 아직 이러니저러니 말하지는 않겠다만, 일단 나는 ‘지니, 이제 너는 자유야’라고 적힌 보라색 티셔츠는 무조건 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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