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기능의 스마트 캐리어, 블루스마트
내 여행용 캐리어는 귀엽고, 작으며, 낡았다. 바퀴가 두 개라 온 힘을 다해 끌고 가야 구르기 시작한다. 뚜벅이 여행객인 내게 근력 운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고마운 가방이다. 망가지지 않아서 쭉 사용해왔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10년이다. 새 캐리어가 필요할 것 같다.
리모와의 꿈을 꾸며 헤매던 중 신기한 캐리어를 찾았다. 블루스마트의 캐리온이라는 스마트 캐리어다. 이 기내용 사이즈의 여행 가방은 고민이 참 많았던 모양이다. 무슨 기능이 이리 많단 말인가. 패브릭 소재의 내 키플링 캐리어가 구닥다리 물건으로 보이는 순간이다.
블루스마트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여행 제품 개발사다. 여행을 즐기는 얼리어답터들을 위해 신통방통한 스마트 캐리어를 만들었더라. ‘스마트’라는 타이틀을 달려면 블루투스는 필수겠지. 온갖 네트워크 기술이 다 들어갔다. 3G, GPS,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무슨 뜻이냐면 스마트폰 앱으로 내 가방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음 같아선 블루투스로 컨트롤해서 바퀴가 알아서 굴러가는 가방이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GPS로 가방이 날 추적해 졸졸 따라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게도 그건 아니었다. 대신 원격 잠금 기능이 있어서, 앱으로 가방을 열고 잠글 수 있다.
이 가방에는 두 개의 USB 포트가 있다. 아이폰 기준 최대 6회까지 충전할 수 있는 10,400mAh 용량을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공항 가는 길에 스마트폰 배터리를 절반쯤 써버리는 나같은 사람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긴 비행기 환승 시간 동안 콘센트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캐리어만 챙기면 된다.
추가 수하물 요금을 아껴 초콜릿 사 먹으라는 사려 깊은 마음도 갖췄다. 손잡이에 저울이 내장돼 있어 가방 무게를 바로 체크할 수 있다. 수하물 용량 초과로 항공사 카운터 앞에서 캐리어를 까뒤집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의 중요성을 알 것.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한 기능은 바깥쪽에 노트북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노트북만 쉽게 꺼내고 넣을 수 있다는 것.
여러모로 유용해 보이는데 완성도는 어떨지 실제로 못 봐서 장담하기 어렵다. 곧 한국에도 출시한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보자. 가격은 미국 기준 449달러.
블루스마트 스마트 캐리온
Point – 내게 정말 필요한 기능은 캐리어 자동 운전
Price – 499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