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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희 Jul 17. 2017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드는가

어떤 선택을 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

누가 "그 선택에 대한 확신이 있냐"고 물으면,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는 내게, 확신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확신이 뭔지 사전을 찾아봤더니, '굳게 믿음. 또는 그런 마음.'이라고 나온다. 그러고 보니 '믿음'이라는 단어부터 참 어렵다.

어렸을 때 교회를 참 열심히 다녔다. 예수님을 믿어서라기보다 믿고 싶어서 다녔다. 태어나 보니 교회를 다니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믿음까지 막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교회 사람들은 자주 "구원에 대한 확신이 있냐"고 물었는데, 그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행여나 믿음에 대한 '의심'이 믿음에 대한 '배신'으로 비칠까 두려워, 일단은 "네"라고 대답했다. 매주 교회에 나오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 '행위'가 아닌 신앙, 믿음, 구원에 대한 확신과 같은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내게 너무 어려웠다. 확신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가. 내 마음은 움직이는 화살표지 굳은 온점이 아닌데.

그런 나에게 "그 선택에 대한 확신이 있냐"는 질문은 "그 선택이 정답이라고 굳게 믿냐"는 것처럼 들린다. 제대로 들은 게 맞다면, 대답은 no 일 것 같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0:100의 게임이라면 후자가 정답이라고 굳게 믿겠다. 하지만 현실은 49:51의 게임일 때가 많다. 둘 중 뭘 선택해도 사실 큰 차이는 없을 거라 본다. 51을 선택한다면 그게 맞을 확률이 조금 더 높기 때문일 거고, 49를 선택한다면 그냥 그렇게 하고 싶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선택을 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쏟진 않는다. 뭐든 선택하고 일단 부딪힌다. 애초에 내게 굳은 믿음이란 없을뿐더러, 마음보다는 행동이 더 믿을만하다. 그리고 부딪혀나가는 과정에서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나아진 것 같은지, 더 마음에 드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는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보다 '그로 인해 어떻게 변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근데 사실 그 변화는 해보기 전까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니 일단 해본다. 그 후 끊임없이 묻는다. 만약 내가 더 나아지고 있지 않다면 언제든 선택을 바꿀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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