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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민수 Nov 11. 2020

빼빼로데이에는 투탕카멘을 떠올려야 한다.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라고도 불리는 이 날은, 내게는 투탕카멘 무덤이 처음 발견된지 정확히 일주일 되는 날이다. 투탕카멘 무덤의 발굴자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이날(1922년 11월 11일) 자신의 다이어리에 건조하게 이렇게 써놓았다.


"Callender came. Two donkeys. 칼렌더가 왔다. 당나귀 2마리."

1922년 11월 11일 자 하워드 카터의 다이어리 (©Griffth Institute, University of Oxford)

여기에서 칼렌더는 고고학자 아서 로버트 칼렌더(Arthur Robert Callender)로 카터의 가까운 친구였고, 당나귀 2마리라는 것은 작업에 사용되었던 당나귀 숫자다.


카터가 도굴되지 않은 무덤을 처음 발견한 것은 일주일 전인 11월 4일의 일이었지만, 일주일 동안 특별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오래도록 그를 후원했던 카나본 백작이 영국으로부터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터는 이 도굴되지 않은 파라오 무덤의 문을 처음 여는 영광을 자신의 후원자에게 돌리고 싶었고, 그래서 무덤 발견 직후 영국에 있던 카나본 경에게 "중요한 발견이 있으니 이집트로 와주시길"이라는 내용으로 전보를 보냈다. 당시는 1922년, 비행기가 없던 시대인 만큼, 영국에서 이집트에 오기 위해서는 최소 2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카터는 '빼빼로 데이'인 11월 11일 쯔음에는 아마도 미칠듯한 흥분감과 희열, 돌아버릴 것 같은 초조함 등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카나본 백작이 자신의 딸과 함께 카터의 발굴현장에 도착하는 것은 12일이 흐른 1922년 11월 23일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틀 후인 11월 25일, 투탕카멘 무덤의 문이 약 3200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열렸다.

투탕카멘 무덤 앞에서. 좌측부터 카나본 백작의 딸 이블린, 하워드 카터, 카나본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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