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인생의 해석권은 오직 내게만 있다

헤르만 헤세 <인생의 해석>

by The Emilia Moment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의 인생을 해석할 수는 없다. 내 인생의 해석권은 오직 내게만 있다.

- 헤르만 헤세, <인생의 해석> 중에서




박완서와 더불어 내 스무 살 대학 시절의 기둥이었고, 지붕이었고 등대였던 헤르만 헤세. 스무 살의 내게 박완서가 앞선 이의 발자국 같은 존재였다면 헤세는 고향이었다. 언제나 그립고 언제고 다시 돌아가고픈. 늘 그곳에 있고 그 누구도 막아서는 이 없는데 웬일인지 쉽게 발걸음이 돌려지지 않는 떠나온 세계... 언젠가 반드시 돌아가고픈 곳.


그렇기에 마흔에 다시 읽고픈 작가 1순위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헤세였다. 작년 초 <데미안>을 다시 펼친 이후 곧바로 선택한 책이 <인생의 해석>이었는데 웬일인지 지금껏 첫 장을 펼치지 못했다.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미소 짓는 삶의 자세야말로 운명을 역전시키는 기적의 비밀이다."
- 헤르만 헤세, <인생의 해석> 중에서


이번 여행길에 챙겨간 두 권의 책 중 나머지 한 권이 바로 헤르만 헤세의 <인생의 해석>이었다. 여행 짐을 쌀 때의 야심 찬 계획과는 달리 여행지에선 꺼내 읽을 여유조차 내지 못하다 결국 여행을 다녀온 뒤, 시차 때문에 꼭두새벽에 눈뜬 오늘에서야 대망의 첫 장을 펼칠 수 있었다.


인생은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모두가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쓴다. 어떤 사람은 무겁게. 어떤 사람은 경쾌하게,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길을 간다.
- 헤르만 헤세, <인생의 해석> 중에서


그런데,

아... 내 이럴 줄 알았다.


역시는 역시
헤세는 헤세

이 책 역시 프롤로그에서 넘어가질 못하는 중. 아껴 아껴 읽어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마흔, 나의 글쓰기, 나의 박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