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쎄의 멘탈관리법 : 불안편

눈에 안보이는 성과로 불안버튼이 눌렸다면

by 정원

불안이라는 감정은 정말 다루기가 어렵다.

다른 감정들도 다 그렇겠지만 유독 불안은 더 큰 불안으로 이어지기 쉽고, 그렇게 몸집을 불린다.

나는 불안이 주는 그 피말리고 끙끙앓는 듯한 느낌이 너무 너무 너무 싫다. 이런 감정들은 내가 나의 일상을 지켜내지 못하게 할뿐더러 내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예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떻게하냐, 뭘 어떻게 해. 싫은건 없애야지.


이제부터 내가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비법들을 공유하겠다. 뻔하지 않고 효과가 확실한 방법들이다.


들어가기 전에 나에게 되묻기.

이 불안감, 내 성격때문이야?


만약 대답이 '그렇다'라면 이 불안감은 당신의 성향적 불안감일 확률이 높다. 물론 그게 옳다 그르다를 따지자는게 아니다. 다만 당신이 갖고있는 선천적인 경향성이 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타입이라면, 그걸 잘 인지해서 해결책을 모색해봐야한다. 아래에서 '성향적 불안러 PICK'이라고 되어있는 내용을 주의깊게 보자.


만약 대답이 '아니다'라면 아마 당신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황으로 인해 야기된 불안감일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 성향 자체가 불안한게 아니라니 다행이야!'라고 느꼈다면 오히려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상황적 불안감의 경우에는 그 상황 자체가 나아지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쉽게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래에서 '상황적 불안러 PICK'이라고 되어있는 내용을 주의깊게 보자.


성향적 불안러 PICK

나의 역할을 세분화 해보자


불안은 중요한 일이 잘 안될까봐, 누군가에게 내가 나쁘게 비춰질까봐 등 다양한 일상적인 순간들에서 찾아온다. 그럴때면 마치 그 한가지 요소가 나의 전부가 된것 것처럼 착각하기 쉽상이다. 예를들면, 내 상사가 나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했을때 마치 나는 이 회사에서 더 이상 인정받지 못하고 승진은 글렀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물론, 그 생각이 맞을수도 있다. "아닐거야~ 아주 잘하고있어~"와 같은 희망적인 위로만을 건네고싶지는 않다. 다만 성향적으로 불안감에 취약한 사람은 이 사실이 맞고 틀리고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저 그 한가지 불안요소로 인해 계속해서 문득문득 생각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내 일상을 해치는 결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다. 오히려, 이럴때일수록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인간이라는 존재로서의 내 역할을 나눠보고, 각각의 역할마다의 내 상황을 평가 및 인지해보면 좋다.


내가 어떤 한가지 요소에 꽂혀서 증폭되는 불안감에 잡아먹혔을때 만들어본 리스트이다.


직장인으로써의 나: 일을 빠르게 처리한다는 장점이 있고 실수가 잦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월급 잘 받으면서 커리어 잘 키워나가는 중.


연인으로써의 나: 굉장히 가깝고 깊은 관계를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연인에게 사랑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있게끔 영향력을 주고싶어한다.


친구로써의 나: 자주 친구들을 만나지 않는 편이라 친구들의 서운함을 사거나 심하면 손절당하기도 한다. 그래도 소수의 잘맞는 친구들과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


딸, 누나로써의 나: 말로는 애정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급한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해결하러 가는 편이다. 살갑고 가깝지는 않지만 가족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멋지게 내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효도라고 생각한다.


자취생으로써의 나: 집을 잘 관리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가끔 집안일이 밀려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래도 몰아서 한번에 해결하는 편이다. 요리는 잘 못하지만 꾸준히 노력중이고 자주 식자재가 썩어서 버리게 된다.


헬린이로써의 나: 일주일에 2-3번이라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근육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 낯설은 근력 기구들과도 조금씩 친해지려 하는 중이다.


작가로써의 나: 내 생각들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쓰기도하고,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서 소설을 쓰기도 한다. 자주 글을 쓰지는 못해도 한번 쓰면 푹 빠져들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쓴다.


이와 같은 리스트를 쭉쭉 계속해서 세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보고나면 내가 현재에는 어떤 역할에선 좀 어려움을 겪고있을지 몰라도, 또 다른 역할에서는 나름 선방하고있다는걸 기억할 수 있다. 예를들면, 나는 친구 관계에서는 많은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연인으로써는 깊은 관계를 잘 구축하고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이렇게 나의 가치를 넓게 나눠보면 어떤 한 측면에서 당장 성과가 없거나 안좋은 일이 있어도 또 다른 측면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게 된다.


상황적 불안러 PICK

매크로하게 상황을 인지해보자


나는 평소에 불안감을 잘 느끼는 사람이 아닌데도 상황 자체가 불안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에는 얼마나 정확하게 그 상황을 인지하고있는지가 불안감 해결의 핵심이다. 인간은 자꾸 불안감이 들면 빠르게 어떤 결론을 지어내고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본능이 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결론을 지어내는 과정에서 쉽게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들을 찾아내면 불안하거나 해결책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닳을 수 있다.


예를들면, 내가 어떤 업무적 실수를 저질러서 상사에게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않게 더욱 조심해주세요"라는 피드백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그 후로부터 갑자기 내가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하는것 같고, 상사와 일하는게 너무 불편하고 불안해질수 있다. 그럴때면 그 불안감의 원인이 되었던 상사의 피드백에만 집중하지말고 좀 더 큰그림으로 매크로적 시각에서 바라봐 볼 필요가 있다.


1. 상사의 피드백으로 인해 내가 짤리거나 월급이 줄어드는가? --> 아니다.

2. 상사의 피드백이 오해이거나 잘못된 피드백인가? --> 아니다.

3. 상사의 피드백으로 인해 상사가 나를 인격적으로 싫어하게 되었는가? --> 모른다.

4. 만약 나를 인격적으로 싫어하게 된게 맞다면, 그게 내 삶에 타격을 크게 주는가? --> 아니다.

5. 상사의 피드백으로 인해 다시는 내가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가? --> 아니다.

6. 상사의 피드백으로 인해 내 기존의 강점들이 사라지는가? --> 아니다.

7. 상사가 피드백으로 준 나의 약점을 개선할 방법이 없는가? --> 아니다.

8. 상사의 피드백으로 인해 내 존재가치가 줄어드는가? --> 아니다.

9. 상사는 오늘의 일을 평생 1년이 지나고도 기억할텐가? --> 아니다.

10. 나는 오늘의 일을 평생 1년이 지나고도 기억할텐가? --> 아마, 아니다.


그럼 나는 앞으로 나아질 일 말고는 뭐가 문제인가?


이런 식으로 하나의 불안요소를 오히려 매크로적인 시각으로 크게크게 보면 정말 그 일이 실제로 내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가 적다는걸 기억할 수 있다. 생각보다 내 삶의 안정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더군다나 내가 아닌 외부인으로 인해 내 삶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일은 더욱 적다. 만약 외부인으로 인해 내 삶의 안정성이 무너진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내가 스스로 지켜낼거라 다짐하는 태도를 가져야한다.


마치 내가 내 삶의 안전문이 되어, 남들이 나에게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위를 정해줘야 한다. 중요한 사람의 중요한 피드백이라면 조금 더 마음깊이 새기되 내 정신적 에너지를 갉아먹지 않게끔 긍정적인 방향으로 허용을 해주어야하고,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성가신 비난이나 조롱이라면 애초에 게이트 문을 열어주지 않는 방향으로 영향력 자체를 초기에 불허해버려야 한다.


실제 상황의 중요도와, 그것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메타인지하고, 그 상황을 과대해석하지 않는 것이 불안감을 컨트롤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성향적 & 상황적 불안러 PICK

불안을 욕심으로 바꿔버리면 하나도 안무서워진다!


사람들은 욕심이라는 감정에 조금 인색한 것 같다. 난 욕심이라는 감정이 남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는게 아니라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멋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일이나 상황을 더욱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담은 감정이니까! 물론, 욕심이 잘못 다듬어지면 질투나 열등감으로 못생겨질 수 있지만, 이 감정을 잘 다듬고 컨트롤한다면 무엇보다 근사한 동기부여의 원천으로 작용할 것이다. 불안감이라는 감정은 특히나 이런 욕심으로 탈바꿈 시키기 최적화되어있는데, 당신이 느끼는 불안감도 이런 시각으로 한번 새롭게 다듬어보는건 어떨까?


예시 1) 내 상사가 나에게 안좋은 피드백을 주었어! 너무 불안해!

--> 내가 드디어 개선해야할 내 약점을 알게 되었어. 올해 안에 이 약점을 잘 개선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게끔 욕심내서 개선방법들을 찾아봐야지!


예시 2)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너무 이루기 힘들것 같아! 성과가 나지 않아서 불안해!

--> 역시 큰 성과는 하루 아침에 되는게 아니구나. 하긴, 쉬우면 아무나 다 하겠지. 난 이 어려운 목표를 꼭 이뤄낼거야!


예시 3) 내가 다음 일주일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불안해. 원인도 모르겠는 막연한 불안함이라 잠도 안오고 스트레스 받아!

--> 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싶은 마음이 커서, 아직 아무런 문제상황도 오지 않았는데 미리 불안하구나. 너무 완벽하게 모든걸 해쳐나갈 필요는 없지만 이런 욕심을 갖고있는 사람이라 나 스스로가 아주 기특해! 분명 성장할 일만 남았군! 그래도 너무 힘들지 않게 천천히 호흡 잘 고르면서 살아가보자!


어떻게보면 너무 긍정마인드 범벅인 방법같지만, 내 불안 자체가 어떤 일을 잘 해내고싶어서 만들어진 감정이란 사실을 잘 알아줘야한다. 남의 마음만 잘 알아주려하지말고, 나의 마음도 내가 제일 잘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봐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떻게해도 불안감이 잘 안가라앉는다면 아래 문장들을 천천히 소리내 읽어봐라. 그리고 어딘가에 손글씨로 직접 옮겨 적어봐라. 어쩔때에는 당연한 말이라도 내가 나에게 건네주는 것이 내 마음을 한결 뽀송하게 만들어줄 때가 있다.


1.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하고 특별하다.

2. 내 삶의 안정성은 내가 지킨다.

3. 사람 인생은 생각보다 쉽게 망하지 않는다.

4. 기회는 끊임 없이 찾아온다.

5. 나는 다채로운 특징과 역량을 가진 입체적인 인간이다.

6. 어떤 성장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7. 커다랗고 어려운 성취일수록 하루 아침에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게 당연하다.

8. 당장 결과가 없더라도 내가 몰두한 순간들은 절대 시간낭비가 아니다.

9. 남의 말은 언제까지나 그 사람 한명의 의견일 뿐이다.

10. 잘먹고 잘자고 잘싸는게 가장 중요하다.


모두 적당히만 불안하고, 적당히만 힘들고, 많이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및 저작권은 MBC 무한도전에 있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