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쏠림 피하기
매년 말이면 내년 투자 전략으로 골머리가 아프다. 올해라고 다를 건 없는데, 2019년은 유난히 어렵다. 이렇게 안 보이는 시기가 있을까 싶을만큼 짙은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다. 그런만큼 기회는 더 많다고 생각한다. 2019년의 투자는 '쏠림 피하기'에 초점을 두려한다. 금융시장에서 언제나 '쏠림'과 반대로만 가도 큰 손실은 면했는데, 왜 2018년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많이 냈나 생각해보면 '쏠림'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에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2018년은 주식시장 최고의 호황기'라고 외쳤고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은 시작부터 위험자산, 주식시장에게 어려운 한 해였다.
2018년 초에 예상했던, 투자 매력도 상위 자산군은 '미국 주식, 중국 주식, EM 주식, 원자재, 암호화폐(비트코인)'이 있다. 2018년이 끝나가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처참한 손실이나 미미한 수익을 기록한 자산군들이다. 반대로 투자 매력도 최하위 자산군 중에서 양호한 수익을 기록한 것들도 많다(미국 달러 등).
2019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지금, 컨센서스를 보고 반대로 간다면 오히려 안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막상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를 때는 컨센서스와 반대로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는데 머리가 커질수록 반대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 현재 시점에서 2019년에 대한 컨센서스는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 그렇지만 금리 인상으로 채권도 애매함' 정도 인듯 하다. 2019년은 기존과는 또 다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존과 같이 전체 자산군을 펼쳐놓고 투자 매력도를 생각하기 보다는, 스토리를 그리며 가보려 한다.
① 현재 나에게는 KRW ---원의 현금이 있다.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KRW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KRW 가치 하락(확장적 재정정책, 국가 경쟁력 하락 등)이다.
② 그렇다면, 내년에 USD, 달러가 좋아 보이는가? 아닐 것 같다. 현재 컨센서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를 전망하는 만큼, 어느 정도 현재 강세 기대감이 달러 가격에 녹아 있을 거 같다. 달러 말고 믿을만한 통화가 있는가? 달러를 대신할만한 통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EUR은 유로존 내부 이슈로 언제 흔들릴지 모르고, JPY도 마찬가지다. EM 통화들은 평소에 문제가 없지만, 한 번 흔들리면 매우 크게 다친다. 다시 일어나지 못할만큼 다칠 수도 있다.
③ KRW 표시 자산을 갖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다른 EM 자산이 끌리는 곳도 없다. 안정적 운용을 위해서 USD 자산이 편해보인다. USD 자산하면 ----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는 안전자산도 아니고,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그러면서도 ----의 매력이 너무 명확하기에 자꾸만 끌린다.
④ 2019년 한해 장사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 편히 가보자면, 시간이 내 편인 싸움을 해야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영원을 살 것이라 생각하면 어떤 투자를 할까? 당연히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조급함에 과감한 베팅을 하고 싶지만, 그렇게 못할 것이다.
⑤ 내가 결국 하고 싶은 투자의 성격을 뽑아보자면, 1) 시간이 내 편인 투자, 2) 하방은 막혀있고 상방이 열려있는 투자, 3) 비효율적 시장에서 내가 선점할 수 있고, 정보의 우위에 설 수 있는 투자 이다. 이 3가지 중 하나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의 능력으로는 3)을 할 수는 없으니 1), 2)를 선택해야 한다. 2)의 대표적인 투자처인 CB는 요즘 투자 시기로 적절하지 못한 듯하다. 다른 흐름은 명확히 안 보여도, CB의 시기가 아니라는 정도는 명확히 느껴진다. CB말고 SPAC은 괜찮을 수도 있는데, SPAC도 시기상 마냥 좋다고 볼 수는 없다.
⑥ 결국 남는 건, 1) 시간이 내 편인 투자 뿐이다. 시간이 내 편이려면, Carry가 필요하다. Carry 하면 ----가 생각나고. 하지만 ----에 몰빵하기에는 ----를 내가 충분히 알지 못한다. 그래서 ----와 그 외에 Carry 시리즈를 공부했고, Carry 포지션이 좋다는 것은 알았다.
⑦ 그 외에 투자를 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2)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힘들어 SPAC이나 CB를 한 번 지르고 싶다. 하지만 CB는 타이밍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알겠고, 국내 SPAC은 과연 터질 것들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CB에 투자한다고 해도, 국내보다는 미국 등 해외 기업 CB에 투자하고 싶다. 해외 CB에 대한 간접투자 방식으로는 AVK, CBH, CWB 등 ETF나 CE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으나, 과거 투자 수익률은 별로 좋지 않다. 직접 CB 투자를 하는 것에 한참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⑧ Carry 포지션의 단점을 보완할 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Carry 포지션의 단점은 Capital gain, 자본차익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사람들의 예상보다 2019년 글로벌 경기가 좋고, 호황이라면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나타날 때 구경만 하고 있어야한다. Carry + Capital gain 둘 다 놓치지 않을 자산 조합을 골라야 2019년이 즐거울 것이다. Capital gain을 노리는 자산 중 가격이 비싸지 않고, 유망한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⑨ 일단 원자재 쪽이 ----와 잘 맞아보인다. ----는 결국 USD 자산인데, 보통 원자재는 USD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기에 어느 정도 상쇄되어서 괜찮은 점이 있다. 그리고 원자재 가격은 late cycle에서도 오르는 경향이 있기에, 경기 둔화 우려에도 덜 불안하다. 원자재 자산군 안에서도 끌리는 것은 Copper(구리)다. Copper는 특성상 위험자산 끝자락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들은 세미나의 내용처럼 2019년부터 ‘투자의 시대’가 시작된다면 베팅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⑩ 결국 2019년 주요 자산군별 투자 매력도(이번에는 위험, 수익률 모두 감안)를 안 그릴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내년 성과가 좋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국 성장주, 유럽 성장주, 라틴 대형주, 에너지, 메탈' 이다. 원자재 쪽에서 또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
⑪ ----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새로 나오는 책들을 보다가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봤다. Carry 투자를 하려면 결국 장기간 살아남아야 하는데, 장기간 살아남는 것은 결국 ‘유대인 자본’이다. 새로운 접근법이라 흥미로웠다.
⑫ 2019년 투자는 경기 사이클에 따른 투자라기 보다는 어느 순간에나 적합한 'Carry를 활용한 투자'를 시작하는 시기가 되버렸다. 당연히 빨리 시작하면 무조건 좋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보려 한다. 중간중간 기회가 오면 그때 조금씩 다른 자산군에 투자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