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타오른 사랑

가짜 권태기가 찾아온 연인들에게

by 아빠나무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여자는 요새 남자가 서운하다. 이전처럼 데이트를 하지도, 사랑을 속삭이지도 않는다. 자기 일에 바쁘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나는 외로운데. 남자는 내가 아닌, 다른 관심이 생겼다. 멀어지는 느낌이다. 가끔 남자가 다시 이전처럼 다가오지만, 이제는 내가 싫다. 잠깐 그렇게 했다가 다시 자기 일로 돌아가면, 나는 다시 혼자다. 나만 타오르는 것 같아, 내가 바보 같다.


남자는 요새 여자에게 서운하다. 여자와 미래를 생각해보니, 번듯하게 직장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을 열심히 한다.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니까. 피곤하고, 힘이 든다. 여자에게 위로받고 싶지만 여자는 왠지 차갑다. 이렇게 자기를 위해 열심인 나에게, 왜 이럴까. 나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생긴 건가. 나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가. 내가 바보 같다.



사랑은, 관계는, 변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맺는 관계는 아주 여러 가지다. 사랑은 그 관계의 형태 중 하나다. 우리는 어려서 부모님과 만나고, 친척들을 만나고, 친구들과 만난다. 그중에서 변하지 않은 관계가 있던가? 혹 부모님과 관계가 안 변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정말 어려서 그대로인가? 어려서 보였던 위대해 보였던 부모님의 모습은 20대만 되어도 사라지고, 인간 부모님을 보았을 텐데. 진짜 그 관계가 그대로였을까? 관계는 변한다. 당신이 변하고 있는데, 관계가 안 변하면 그건 없어진 관계다. 그래서 사랑도 변한다.


여자와 남자가 연인이 되어 맺는 관계의 형태는 다양하다. 각자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러나 모두 변한다는 사실은 같다. 또한, 그 변화의 시기가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도 같다. 변화는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고통이 두려워 권태기라고 이름 붙인다. 아직 사랑의 불꽃이 남아있음에도, 이미 모두 타버렸다고 생각하고 불을 꺼버리려고 한다. 이런 위기를 가짜 권태기라고 말하고 싶다.



역할 변화, 새로운 색으로 타오를 사랑


이 가짜 권태기를 정신건강의학과 용어로 이야기하면, 역할 변화 기라고 하겠다. 연인 중 한 명이 먼저 찾아올 수도 있고, 같이 오기도 한다. 연인 간의 관계뿐 아니라, 다양한 관계 속에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역할을 조금씩 바꾸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연인과 관계에도 수정이 필요해진다. 바라던, 바라지 않던 변화 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지켜보는 상대는 불안을 느낀다. 처음 겪는 상대의 변화에 당황한다. 더 큰 불안은, 나를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는 것이다. 인간은 대부분, 차일 것 같으면 먼저 차 버리려고 한다. 자존감을 지켜야 하니까. 그래서 이때 관계가 무너지는 연인들이 많다.


가짜 권태기가 진짜 권태기를 구별하는 방법은 이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연인과 관계에 대한 불안이 있다면, 그때는 가짜 권태기다. 아무런 불안감이 없다면, 그건 진짜 권태기다. 가짜 권태기라면 불안하고, 화나고, 고민한다. 그건 아직 사랑이 활활 내 마음을 태우고 있어서다. 상대도 그럴 것이다. 이제 할 일은 하나다. 새로운 관계의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당신 마음에 불안을 조금 떨쳐야 한다. 불안하면 실수한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조금 멀리서 연인을 바라보자. 이야기를 들어주자. 그리고 자기의 마음을 이야기하자. 같이 고민하고, 토론하자. 새로운 색으로 타오를 사랑의 불꽃은 둘이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7qjqQjt7zX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