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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Mar 22. 2020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겨운 청춘 연인들에게

 청춘이기에, 당신들이 답답하다는 것은 알겠다. 청춘이라고 자부하는 그대들은 활력이 넘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단서를 붙였다. 연인들에게. 그대들에게 새로운 목표가 주어지면, 그 넘치는 활력을 그쪽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진료소가 조금 한가한 저녁이지만, 짬짬이 쓰느라 두서가 없는 글을 그대들의 활기찬 기운으로 읽어보고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그대들이 연인을 만나고 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지금이 바로 사랑을 키울 때이다. 사랑은 같이 하는 공통된 경험을 통해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연인들은 데이트를 즐긴다. 같은 것을 즐김으로써, 그대들은 동질감을 얻는다. 그 동질감은 유대감으로, 사랑으로 발전한다. 부부가 점점 같아진다는 말은, 경험하는 것이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데이트를 해야 한다. 젊으니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데이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대들은 아는가, 데이트를 같이 했지만 그대와 연인이 경험한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같은 행동을 했지만, 같은 것을 보았지만 그대들이 경험한 것은 다르다. 단언할 수 있다. 그대들이 살아온 여정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속담은, 비단 여행 갈 때 그 지역을 공부하고 가라는 말 만은 아니다. 조금 더 확장하면,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같이 데이트를 하는 연인이라도, 마음으로 경험한 것은 확연히 다르다. 영화를 생각하면 쉽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만 자세한 대화를 해보면, 다른 부분에서 감동받았고, 같은 영화인지 싶을 만큼 다른 감정을 느꼈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보통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같이 시간을 보냈음에도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이런 차이는 앞에서 말했듯이, 그대들이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 1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20년 이상은 살아왔을 것이다. 그 엄청난 시간 동안 그대들은 켜켜이 경험을 쌓아왔다. 그리고 그 쌓여있는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경험을 쌓아나간다. 요새 화제가 된 기생충을 보는 100억대 부자와 기초생활수급자의 경험이 같을 수 없는 이치이다. 비단 경제적인 면만이 아니다. 그대들의 부모님, 그대들의 형제, 그대들의 학교, 친구, 봉사활동 등등. 같은 것이 하나도 없기에 그대들이 함께하는 데이트는 다른 경험이다.


 그래서 연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대화를 하라고. 그대들이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과 경험에 대해서. 그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그대들이 했고, 하고 있고, 할 것인 생각들에 대해서 대화해야 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겪었던 부모님의 사랑도 좋고, 공부하면서 겼었던 힘듦도 좋다. 친구와 싸워서 서러웠던 이야기도, 개근상을 탔던 뿌듯함에 대한 이야기도, 아파서 입원했던 병원에 대한 이야기도 좋다. 그대들이라는 밤하늘에 수놓을, 별처럼 반짝이는 옛날이야기를 빛나게 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자. 당신들이 나누는 이야기 하나하나를 통해, 그대들은 간접적이지만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완전히 같아질 수는 없지만, 점점 닮아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둘의 이야기를 할수록 그대들은 앞으로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된다.


 청춘 연인들아, 같이 데이트도 못하는 지금 상황은 기회이다.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꽂고, 와이파이를 잡고, 오래 들고 있으면 팔 아프니까 이어폰도 연결하고 음성전화를 걸자. 요즘 메신저는 와이파이를 켜 놓으면 무료 음성통화가 되는 엄청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화상통화는 연인의 꿀 떨어지는 얼굴을 보느라 대화에 집중할 수 없을 수 있다. 꼭 음성통화를 하자.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연인의 감정을 상상하며, 사랑하는 그 사람의 경험을 알아가자. 100시간도 부족하다. 하나하나 알아보자. 그대들의 사랑을 키울 준비를 할 기회이다. 어서, 연인에게 전화를 걸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그대들은 훌륭히 사랑하고 있다. 청춘 연인들아 힘내라!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photos/ja8nQ-WsF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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