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

생각 고속도로에서 사랑을 외치다

by 아빠나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 매번 전쟁 같은 사랑을 한다. 착한 남자 만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막상 그런 사람을 만나면 지루하다. 싸우고 화해해야 진짜 사랑 같다. 화해한 날 격렬한 잠자리를 가지면 뭔가 큰 산을 넘은 것 같다. 짜릿하다. 그렇게 다툼과 화해가 반복된다. 너랑 더 이상 못 있겠다. 이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슬픈 것 같은데 이상하다. 절정을 찍고 내려간다. 마음이 편안한 것 같기도 하다. 해소된다. 어서 다음 사랑을 찾고 싶다. 이번에는 꼭 평범하게 연애하고 싶다.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애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이 일어날까. 아마 정렬적인 사랑과 정력적인 갈등, 찌릿찌릿한 감정이 스쳐간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기대할 것이다. 이 생각과 감정은 자동적으로 여자가 그런 감정 격류를 느낄 남자를 찾게 만든다. 여자는 사랑하고, 헤어지고, 후회하면서도 내가 나쁜 남자의 이런 점에 약한가?라는 생각으로 넘겨버린다.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귀찮을 것 같다는 직감이 생각을 막는다.



여자가 전쟁 같은 사랑에 중독되었다고 욕 할 필요는 없다. 그녀에게 사랑이라는 단어가 단지 그런 사랑일 뿐이다. 다른 사랑은 왠지 어색하다. 여러 번 다른 사랑을 하면 익숙해지겠지만, 그럴 일은 없다. 여자의 마음에는 고속도로가 생긴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톨게이트로 들어오면 끝이다. 내릴 곳은 없다. 다른 모습의 사랑을 하는 것은 마치 다른 고속도로를 만들면서 가는 것과 같다. 얼마나 느리고 귀찮은 일인가. 힘들고 어색하다. 옆에 뻥 뚫린 고속도로가 보이는데. 내가 왜 이 고생을 하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은데. 여자는 결국 익숙한 고속도로에 다시 몸을 맡긴다. 그 결과가 고통스럽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고속도로가 더 길어진 느낌이다.



여자는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고속도로를 새로 깔면 된다. 그렇지만 어렵다. 모두 새로 까는 것이 어렵다면 인터체인지만 만들어서 옆길로 빠지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체인지는 천천히 통과해야 한다. 바쁜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감정도 과속한다. 천천히 가다보면, 예쁜 풍광이 많은데. 톨게이트를 통과한 사랑이라는 차가 익숙한 길로 들어섰을 때, 다른 길을 찾아보자. 뒤에서 습관이라는 차가 빨리 가라고 빵빵거릴 것이다. 조금 클락션 소리를 듣는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잖는가. 천천히 둘러보면서 이전에 한두번 가본 골목길을 쳐다보자. 치열한 사랑 중에도 꽁냥거릴 때가 있었을 것이다. 조금 심심했던 때도 있고. 그것도 그 나름 재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 재미에 사랑의 목적지라고 붙여놓자. 이제 고속도로 출구를 2개, 3개로 늘려보자. 갈 길이 많아졌다. 소풍 갈 곳이 많아졌다. 여유롭게 소풍같은 사랑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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