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나무 Oct 12. 2020

기초 대인관계의 특징 (ex:직장동료, 급우, 동호회)

오늘은 '기초 대인관계'의 (부르는 사람마다 이름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특징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시 복습해보자면 '기초 대인관계'란,


'주로 직장이나 학교 등 목적이 있는 장소에서만 만나며, 목적이 있는 활동을 위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을 하기는 하지만 취미나 개인 생활은 아주 작은 부분만 공유한다.'


정도의 특징을 가지는 대인관계입니다.


직장동료는 직장에서 수다도 떨고 같이 일도 하고, 가끔 회식자리에서 이야기도 하지만 매주 주말 같이 취미를 같이 하지는 않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이 대인관계가 확립되면 '야 이건 네가 힘 조금만 쓰면 할 수 있는데 해줄 수 없나? 대신 저걸 내가 할게.' 정도의 부탁은 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아주 큰 부탁은 또 하기 어렵다고 느껴지지요. 


자 그럼, 이 '기초 대인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그 특징을 잡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씩 해 볼까요?




먼저 알아볼 첫 번째 특징은, 이 대인관계는 목적성이 매우 높은 관계라는 사실입니다.


친구, 애인과의 대인관계에서 아주 뚜렷한 목적성이 있다면 조금 이상하지요? 그냥 별 목적 없이 이뤄지는 관계 같잖아요?


그렇지만 '기초 대인관계'에서는 그 목적성이 아주 뚜렷합니다. 직장이라면 업무, 동호회라면 취미 등등.


그래서 그 목적을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상당히 쉽게 이 대인관계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게임 정모를 한다고 했을 때, 고인물과 뉴비가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고인물과 이야기를 하고 싶겠죠?


이건 이 대인관계가 아주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물론 게임 정모라고 하더라도, 한구석에서 갑자기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집단이 만들어지면 게임 잘하는 사람은 대접을 못 받고 주식 고수가 주목을 받겠지요.


이런 식으로 직장이나 학교라는 큰 집단에서는, 일의 능력과는 관계없는 다른 집단이 형성되어서 업무능력이나 학업능력이 아닌 다른 능력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생기지요.


대표적인 예로,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일진들이 학업능력이 떨어짐에도 폭력 능력과 대인관계 조종 능력으로 왠지 모를 떠받듬을 받게 됩니다. 직장에서는 업무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인맥으로 


그래서 '기초 대인관계'를 잘하고 싶다면, 지금 내가 지금 있는 집단이 어떤 집단인지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면, '기초 대인관계'는 목적성이 매우 뚜렷하다. 그러니까 '기초 대인관계'를 잘 하려면 내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주목적인 집단에 속하기 위해 노력을 하던가, 내가 속한 집단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라면 대인관계 기술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집단은, 천천히 대인관계 기술을 연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능력인 외모나 재력, 유머 감각 등이 뛰어나다면 +알파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런 것들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도움이 되나,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 정도로 해 둡시다.)




'기초 대인관계'의 두번째 특징은 공감을 통한 감정적 교류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첫번째 특징과 궤를 같이하는데, 목적성이 뚜렷하다 보니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걸 착각하지요.


술만 마시면 자기를 구박하는 마누라에 대해서 한탄을 늘어 놓는 상사,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에게 갑자기 아주 깊은 개인사를 이야기해버리는 회원, 조별과제 팀원에게 자기 군대 이야기를 남발하는 복학생 등등


이런 행동은 그 저변에 '나의 경험과 감정에 공감해줘'라는 목적이 깔려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중요 대인관계'나 '핵심 대인관계'에서 얻어야 할 내용이지, '기초 대인관계'에서 얻을 효과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지만 적용에 실수를 합니다. 가끔 인터넷 보면 소개팅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하거나, 눈치 없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오는 것이 이 부분에서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초 대인관계'에서 이야기 할 내용은 그 집단 또는 상황의 목적성에 맞는 내용이거나 아주 시시껄렁한 내용, 또는 아주 가벼운 개인정보 정도입니다. 그 이상의 내용은 '기초 대인관계'가 충분히 깊어져서 '중요 대인관계'가 되었을 때 하면 됩니다. 


대인관계 깊이를 잘못 판단하면 발생하는 비극도 이 부분에서 나옵니다. 


나는 '기초 대인관계' 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나를 '중요 대인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그 사람은 나에게 더 많은 감정적 공감과 목적성이 덜 뚜렷한 - 소위 '인간적'이라고 표현되는 - 상호작용을 원하겠지요. 그런데 나는 그걸 할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그럼 저는 불편해지지요. 결국 관계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그 사람은 '중요 대인관계'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질 위기에 불안을 느낍니다. 결국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요.


자, 정리해봅시다. '기초 대인관계'인 상대에게 아주 얕은 감정적 교류를 제외하고는 공감 등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이에 대한 등가교환으로, 나도 감정적 공감을 많이 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공감은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이라서 하기가 어려운데, 이걸 덜 하면서 대인관계 기술을 연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좋은 이점입니다. 




마지막 특징은, '기초 대인관계'는 대상과 관계의 양이 쉽게 늘어나고 쉽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목적성이 뚜렷한 대인관계이기 때문에 목적성이 사라지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관계라는 말이지요. 


감정적 교류나 마음의 빚 등 대인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다른 요소가 매우 적기 때문에 목적성 없이는 대인관계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너무 허망한 것 아니냐? 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다른 대인관계도 그래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안 변하면 이상한 것입니다. 대인관계는 어차피 흥망성쇠가 있습니다. 


'기초 대인관계'를 통해 대인관계의 피고 짐을 많이 경험하다 보면, 다른 관계에서도 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점만 뽑아먹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관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에 집착합니다. 아주 중요한 것이다보니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대인관계라는 것은 집착하기 시작하면 질척질척해집니다. 오히려 깎아먹는 요소가 됩니다. 


대인관계는 보통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같이 시간을 보내고 협력하면서 관계가 증진되다가, 어느 순간 다양한 요인 등으로 인해 관계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관계가 어느 순간 다시 좋아지게 되거나 아니면 종결되게 되지요. 각각의 단계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유지되느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 단계 자체는 거의 불변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관계가 줄어들 때를 견디지를 못 합니다. 불안하거든요. 내가 이 관계에 투자한 것이 얼마인데.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때 '집착'이 작용합니다. 사실 관계가 줄어드는 과정은 누구의 잘못이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세상이란 것은 험하니까요.


그런데 집착하게 되면 뇌피셜로 잘잘못을 가리게 되고, 스스로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거나 상대를 비난하게 됩니다. 결국 감정적인 싸움이 벌어지지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다시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들지요. 회복의 가능성을 차단해버립니다. 


생각해보면 학교 졸업해서 자연스럽게 흩어졌던 아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연락 닿아서 다시 만나면 즐겁게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막 싸우고 끝나버린 관계는 회복의 여지가 거의 없지요. 


그래서 집착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생기는 것이니까,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죠.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지요. 


'이 관계가 제대로 안 만들어지면 큰일이야!'라는 긴장을 하고 들어가지 않아야 하는 것이지요. 


정리하겠습니다. '기초 대인관계'는 쉽게 생기고 쉽게 사라집니다. 사라졌던 관계가 다시 만들어지는 일도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 관계 하나하나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조금은 더 쉽게 생각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다시 생겨날 것이니까 상대와 관계가 줄어들어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정도가 적당합니다. 그렇다고 쉽게 생각해서 예의 없이 대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의 실패에 마음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지요. 상대도 알게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정리입니다. 


'기초 대인관계'는 목적성이 뚜렷하고, 감정적 교류가 없으며,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사라집니다.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용하면 '기초 대인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적용을 위한 기본적인 마음 정리는, '기초 대인관계'에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정도가 핵심이겠네요. 


다음 시간에는 '기초 대인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Tip들로 돌아오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대인관계를 잘 하기 전에 정해야 할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