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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Oct 24. 2020

당신은 AI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으실 수 있나요?

요새 AI 스피커라는 것이 우리 생활에 들어왔습니다.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 김광규 씨가 AI와 계속해서 대화를 하더군요.


프로그램을 보는 도중에는 '혼자 외로우니까 AI랑 이야기를 하는구나...'라고 별생각 없이 봤습니다.


그러던 중 AI가 과연 내 일자리를 뺏어갈까? 를 고민해 봤습니다. 




AI는 의료계에 접목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직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실험적이고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하는 연구 부문에서는 AI, Deep learning 등이 들어가면 새로운 내용이 아니어도 좋은 잡지에 논문이 실리지요.


그러나 현실 의료에서는 다양한 제약에 부딪칩니다.


Watson for Oncology 라고 해서 한 때 암을 대신 진단해주고 치료계획을 세워준다고 화제가 되었던 AI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색해보시면, 그냥 의사가 하는 것이 좋다- 라는 내용이 검색되기도 하지요. 


요새 책임없는 의사들 때문에 많이 망가졌지만, 일반적으로 의사는 많은 것을 책임집니다. 


그런데 AI는 책임을 질 수가 없지요. 이러다 보니 제도적인 문제도 많습니다. 


물론 Watson은 의사를 보조해주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지만, 여하튼 그렇습니다.




아직은 AI가 제 일자리를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정신과는 게다가 엄청난 방어막이 있지요. 


기계하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인간이 느끼는 어색함이지요.


어색한 원인은 일단 대화라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과정이라, AI가 이걸 아직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말의 유창함 뿐만이 문제가 아니라, 표정 읽기, 뉘앙스 파악, 신체적 반응 등등의 능력이 필요하지요.


두 번째는 아마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내가 위로를 받는다면, 본능적으로 기계보다 사람에게 받고 싶지요. 


어떤 분은 기계한테 위로받느니 차라리 강아지한테 받겠다고 하지요. 


아직은 많은 사람이 기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보다, 생물에게 친근감을 느끼지요. 


이러다 보니 아직은 AI가 정신과 상담을 하기에는 멀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제 AI스피커를 어려서부터 쓰는 세대는 어떻게 될까요?


어려서부터 벌레를 먹던 사람은 커서도 벌레를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기계 강아지가 유행했었는데, 이걸 가지고 놀았던 아이들은 기계 강아지와 살아있는 강아지에게 느끼는 감정적 안정감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AI 기술은 점점 발달해서, 논란은 많지만 자율주행이 멀지 않은 시기에 실현될 것 같고요. 


그렇다면 어려서부터 AI에 친숙해지고, AI기술이 발달하면 정신과 의사를 대체할 것인가?!?!




이제 여기서부터는 제 주장입니다.


최근 정신건강의학과 연구는 '표준화'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카테고리별로 분리하고, 그에 맞는 치료 개발하는 것이지요. 


분류하는 기술도 계속하여 개발하고 있지요.


그래서 면담도 규격화를 하고, 평가하는 방법도 일정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조현병의 증상에 점수를 매기고, 우울증의 개선 정도를 숫자로 표기하려고 합니다. 


말만 들으면 이상할 것이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건 연역적 연구가 아니라 귀납적 연구입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는 규격화, 분류, 표준화는 모두 AI가 인식하기 좋은 데이터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AI가 이 영역은 대체하게 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까, 약물 치료 위주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는 AI가 많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지요. 




반대로 규격화가 어렵고 표준화가 어려운 영역도 있습니다. 


특히 개인의 내밀한 부분에 대한 면담은 굉장히 어렵지요.


그리고 제가 AI세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교육 나가서 아이들한테


'AI스피커한테 비밀이야기를 할 수 있겠니?'


라고 물어보면 못하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더 많더라고요. 


'저 우울해요. 환청이 들려요.'는 말할 수 있지만, '저는 어머니와 이런 갈등이 있고, 이것 때문에 힘들어요.'라는 말은 AI에게 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직은, 면담치료라고 이야기하는 정신치료 영역은 더 장기간 생존하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정신과 치료는 아직은 좀 다른과보다는 안전하지 않나~ 합니다.




학문적 검토도 없고, 그냥 경험과 느낌에서 나오는 주장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정부의 정신과 면담 수가 개선에 힘입어서 면담치료 위주로, 약물은 보조하는 정도의 콘셉트를 가진 의원이 많이 개원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본능적 대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매일이 Brand new인 시대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직업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해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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