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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Nov 09. 2020

거절이 어려운 이유, 거절 쉽게하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거절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거절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거절이 왜 어려울까요?


먼저 거절이 뭔지 알아야겠지요.


거절은 누군가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제안'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거래'입니다.


게임처럼 이야기를 해 보자면, 


제안을 하는 사람은 자기의 '권리'를 거래 테이블에 올립니다. 


그리고 제안을 받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권리'를 올리라고 시도합니다.


'권리'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폭이 너무 넓어서... 그리고 설명할 단어를 잘 모르겠어서... 읽고 적절한 단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양쪽이 서로 테이블에 올라온 것을 보고, 양쪽이 '서로 이득이다.'라고 '생각'했을 때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거래가 어떻게 양쪽이 이득이냐?


저는 이걸 사람들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도 많더라고요.


그건 이 권리라는 것이 마치 나라의 무역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개인마다 그 권리에 부여하는 가치의 크기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재벌이 느끼는 2만 원의 가치와 가난한 사람이 느끼는 2만 원의 가치는 다르죠.


그러면 재벌이 느끼는 자기 시간 1시간의 권리와 2만 원의 재산권을 비교하면 1시간의 가치가 더 높겠지요. 


반대로 가난한 사람은 1시간의 권리보다 2만 원의 재산권이 본인에게 가치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벌이 2만 원을 가난한 사람에게 지급하고 1시간의 노동을 제공받는 것은 양쪽 모두가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제안을 받을 때는 상대가 자기의 권리를 저에게 제공하지 않는데요?!


라고 질문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예를 들면, 친구가 10만 원만 빌려주라는 제안을 해왔다고 봐 봅시다. 


이 제안은, 제안을 받는 사람의 권리 중 재산권의 일부를 일정 시간 양도해주라는 내용입니다. 


반대로 제안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뚜렷하게 거래 테이블에 올리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암묵적으로는 호감, 미안한 마음, 빚진 느낌 등 정서와 관련된, 뭔가 말하기는 힘든 권리 일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지요. 또한 추후에 나도 비슷한 거래를 제안해도 될 것이라는 암묵적인 동의도 '기대'하게 됩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런 감정적인 권리나 추후에 얻을 권리 등등까지 계산을 합니다.


이 계산이 틀리거나, 자신이 생각한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요. 




자 그러면 상대의 이런 제안이 들어왔다. 그러면 나의 대응은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1. 소극적 대응 : 내 권리를 손해 보는 거래를 수락함


2. 적절한 대응 : 내 권리와 상대의 권리의 균형을 맞춰나감


3. 공격적 대응 : 거래 테이블을 엎어버림


조금 더 자세히 봐보면, 


1. 소극적 대응은 내가 '아 이러면 내가 손해인데...'라고 '판단'하면서도 제안을 수용하게 되는 대응입니다. 


보통 거절을 못하는 사람은 이 대응을 많이 하게 되지요. 


3. 공격적 대응은 화를 내버리거나, 제안 자체는 수용해 놓고는 내 권리 양도를 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방식입니다. 거래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것이지요.


이상적인 것은 2. 적절한 대응으로, '내 판단에' 내가 적절한 거래라고 생각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죠. 


1. 소극적 대응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심적 스트레스가 쌓여갑니다. 


그리고 그 제안을 반복하는 상대와는 더 이상 대인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지요. 


3. 공격적 대응의 경우에는 상대가 나와의 대인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려고 하겠지요. 




자... 그럼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제안과 나의 대응까지 아주 자세하게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안이 거절하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 제안이 '거래'가 아니라 '협박'이나 '명령'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거절이 '3. 공격적 대응'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는 한 번에 설명이 가능하네요. 


협박이나 명령은 대인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갑을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협박이나 명령을 받은 사람은 제안에서와는 다르게 권리를 계산하지 못합니다.


이것을 거절했을 경우에 제안한 사람이 나에게 끼칠 '손해'를 계산하게 되지요.


제안에서는 '권리'만 테이블에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내 쪽 테이블에 '손해'가 얹어진 상태에서 거래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거죠. 불공정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협박이나 명령이라고 인식되면 '1. 소극적 대응'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왜 제안일 뿐인데 협박이나 명령으로 들리느냐?


내가 나도 모르게 상대 쪽 테이블에 그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올려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제안을 거절하는 것을, 협상 중단이 아니라 상대의 인격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죠. 


양쪽 합의하에 거래 테이블에 올렸던 것을 내려놓았을 뿐인데 거래 테이블을 엎어버린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건 거래 테이블이 끝나고 장외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생겨버리는 엄청난 Risk이지요. 이게 '손해'라고 생각되는 것들입니다.


실제는 이렇지 않은데, 이렇게 생각이 들어버리면 거절을 할 수가 없어지지요. 


정상적인 거절은 '2. 적절한 대응'에 해당되는, 적절한 거래점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내 머릿속에서는 '3. 공격적 대응'으로 상상이 되어버리니까 거절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종합하자면, 거절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 테이블에 너무나 무거운 것이 올려져 있다고 생각이 들어버리면 그 거래를 취소하는 것이 공격적 행동이라고 상대가 느끼고 나에게 장외에서 피해를 끼칠 것을 걱정하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거절을 잘하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이게 '제안'인지 '협박'인지 '명령'인지를 구별하는 것입니다. 


'제안'이면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게 되는, 위에서 설명한 부분들을 걷어내면 되겠지요. 


말이 쉽다고요? 네... 이렇게 상상하게 되는 이유는 너무 많아서 일괄적으로 설명해드리기가 어려워서 어쩔수가 없습니다 ㅠㅜ



그래도 조금 더 팁을 드리면, 내가 일반적으로 거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권리의 종류와 양을 생각해두면 좋습니다.


누군가가 제안을 해 왔을 때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얻는 권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봅시다. 


그때 내 쪽에서 추가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상대가 낮은 가치로 평가하는 권리까지 파악해 뒀다면 최고지요. 


이렇게 추가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제안 취소(거절)의 주체를 상대에게 돌릴 수 있지요.


그러면 머릿속에서 알아서 거절을 '3. 공격적 대응'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교정하지 않고도 우회적으로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자주 쓰면 상대방도 거래의 패턴을 눈치채고 다르게 써먹거나 뒷말이 나올 수도 있겠죠?




또 다른 팁은 새로운 상대와 이루어지는 첫 거래는 굉장히 신경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첫 거래의 성립 여부에 따라서 그 상대가 나와 앞으로 이루어질 거래를 계산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권리와 내가 내놓기 싫은 권리, 내가 얻고 싶은 권리들을 적절히 전달해야 해요. 


첫 거래에서 내가 1. 소극적 대응을 해버리면 상대는 별다른 생각 없이 계속 비슷한 거래를 요구해 올 것입니다. 


이건 상대가 나쁜 게 아니에요. 상대는 이전에도 거래가 이뤄졌으니 나도 이 정도에는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똑같은 거래를 걸어오는 것이거든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글로 쓰려니 강의로 할 때보다 훨씬 어렵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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