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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Nov 11. 2020

폭식의 심리

오늘의 주제는 '폭식'입니다. 


폭식을 한 번 해보면 굉장히 기분이 나쁩니다. 


스스로가 먹는 것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은 정말 불쾌한데요. 


폭식은 호르몬,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심리적인 면에서만 알아보겠습니다. 




잠깐 심리적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야기하는 폭식의 정의에 대해서 다루고 가야겠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질병'의 형태로 바라보는 폭식의 특징을 살펴보면, 


1. 먹는 속도가 빨라진다.

2. 배가 불편한데도 계속 먹는다.

3. 배가 고프지 않다고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먹는다. 

4. 남들이 '이렇게 많이 먹어?'라고 놀랄까 봐 홀로 먹으려고 한다. 

5. 먹고 나면 우울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본인이 역겹다고 생각한다. 


입니다. 뭐 진단을 위해서는 이 중에서 3개를 만족해야 하는데, 여기서 정확한 진단할 것은 아니니까.


폭식이 아닌데 대중들이 폭식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을 살펴봅시다.


야식 먹고 배 통통 두드리고 기분이 좋다가 나중에 살찌니까 괴롭다? -> 그냥 과식. 


먹방 유투버가 많이 먹는다? -> 푸드 파이팅. 


명절에 할머니가 잔뜩 먹였다? -> 명절 특수 과식.


나도 모르게 먹을 것을 당장 입에 넣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허겁지겁 먹을 것을 사다가 맛도 느끼지 못한 상태로 쑤셔 넣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배가 아플 정도로 먹고 나니까 갑자기 정신이 차려지면서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괴롭다. -> 폭식.


상당한 차이가 있지요?


자 그럼 이제 이런 폭식을 만들어내는 심리를 살펴봅시다. 




먼저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심리는 '공허함'입니다.


이건 어렸을 적 정서적 학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폭식입니다.


공허감이라는 감정은, 말 그대로 비어있는 것입니다.


요즘 표현을 빌려서 '현타'가 아주 세게 온 감정입니다.


어렸을 때 정서적 학대(혹은 방치)를 당한 경우, 아주 강렬하게 '인정 욕구'가 발생합니다.


이런 사람은 인정 욕구를 채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정말 미친듯한 노력을 해요.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인정을 못 받게 되거나, 그 인정이 별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생깁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죽으면 한 줌 흙인데', '내 지난날은 뭐였단 말인가', '내 노력은 뭐였지'


이런 생각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지요.


우주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이 느낌은 '죽음'과 이어집니다. (그래서 공허감은 자살사고와 자주 연관되지요.)


일반적으로, 죽음과 연관된 감정이 발생하면 사람은 공황 상태에 들어갑니다. 


그런 극단적 불안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하는 것. 


이것이 공허감에서 비롯되는 폭식입니다. 




두 번째 심리는 스스로에 대한 '파괴'입니다. 


주로 어렸을 때 성적인 외상을 입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폭식 심리입니다. 


성적인 외상을 입은 사람도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성욕이 자극됩니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니까요. 그 외 다양한 문제도 많을 것입니다만, 여기서는 이것만 짚고 넘어갈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 내가 어렸을 적에 그런 일을 당한 이유는 외모에서 매력적인 모습이 있어서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죠.


여기서 추가로, 성적인 외상을 당한 분들은 주변의 여러 가지 태도로 인해 자연스럽게 '죄책감'을 느낍니다.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이 들죠.


이런 무의식 속에서 살아가던 어느 날, 심리적 외상 사건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본인의 잘못이 아닌데도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 죄에 대한 죄 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매력을 없애야 한다는 무의식의 결론에 도달하죠.


가장 쉽게 스스로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파괴하는 방법이 뭘까요?


그건 살이 찌는 것입니다.


외적인 용모에서 성적인 매력이라는 것은, 남/녀를 구분 짓는 특성에서 발생합니다. 


살이 일정 이상 찌면 남/녀를 구분 짓는 특성이 사라지지요. 


그래서 이 폭식은 자신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없애버리는 행동이지요. 


이렇게 자신의 매력을 없앰으로써 자신의 죄책감에 용서를 구하는 것이 파괴의 폭식입니다. 





세 번째 심리는 공포에 대한 '저항'입니다.


이건 어렸을 적 신체적 폭력에서 발원하는 폭식이지요.


너무도 무서운 존재, 자신보다 커다란 존재에게 신체적 폭력을 당하면서 성장을 했다고 해 봅시다. 


어느 날 갑자기 폭력이 멈춥니다. 언제? 내가 그 존재보다 커졌을 때입니다. 


신체의 크기라는 것은 어렸을 때 정말 엄청난 임팩트로 다가오지요.


내가 무섭다고 느낄 때 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커져야지요. 어떻게? 먹어서.


공포를 느끼는 상황이 되면 통제력이 떨어집니다.


그때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중 가장 쉬운 행동인 식이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런 공포를 겪고 싶지 않기에 폭발적으로 먹게 되는 것이 '저항'의 폭식입니다. 




사실 폭식이라는 행동은 통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통제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불안, 초조 등의 상태가 나를 압도할 때 일어나지요. 


그런데 인간은 생리적 구조로 인해 불안, 초조한 상태에서는 식욕이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폭식이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생리 구조의 작용을 뚫고 나올 정도로 심리적인 작용이 발생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런 크게 뒤틀린 심리는 어렸을 적의 외상과 관련된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폭식은 어렸을 적 부모님과 관계에서 문제, 본인의 기질에서 비롯된 성격 문제가 처리되지 않아 부모와 갈등이 심했던 경우, 마지막으로 학대가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폭식과 연관된 심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추가로 한 마디 더 말씀드리면, 폭식을 하는 이유가 어렸을 적의 학대라고 하여서 폭식을 하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어렸을 적의 학대는 위로받고 치유되어야 하는 일이지, 그것을 무기로 어떤 행동이든 해도 된다는 무기는 아니거든요.


또한 폭식은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폭식을 한다고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거나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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