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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Nov 14. 2020

선입견의 모든 것

선입견을 가지는 이유요?


그건 선입견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입견이 0인 사람은 모두 죽었단 말이죠.


'오 저기 호랑이라고 불리는 동물이 있군. 할아버지가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이라고 했지만 나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기로 했으니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다가가 봐야겠어!'


라고 말한 똘똘이는 동정으로 호랑이에게 물려 죽어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는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는 비극이 일어났던 것이죠.




는 반 농담, 반 진담이고요 ㅋㅋ 좀 더 심리적인 부분에서 바라봅시다. 


인간은 '언어'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언어는 어쩔 수 없이 그 한계로 인해 '범주화'를 합니다.


개라는 단어는 '털이 달린 늑대 비슷하게 생겼는데 사람을 잘 따르는 동물'이라는 범주에 들어간 대상들을 통합해서 만들어졌지요. 


그래서 우리는 처음 보는 개는 그냥 개로 봅니다. 


그런데 이 범주화는 인간이 그 특정 대상을 자세히 알고 경험할수록 점차 사라집니다. 


익숙해지고 친해지고 자세히 알게 되면 '범주'로 보지 않고 '개별'로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애완동물은 '개'에서 '예삐'가 되는 것이지요. 


'예삐'를 키우는 사람에게 예삐는 더 이상 그냥 개가 아닙니다.


나의 애정, 관심, 감정, 경험이 들어가 있는 개니까 그냥 개가 아닌 것이죠. '개'와 '예삐'는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든 대상을 이렇게 '개별'로 볼 수 없습니다. 


실제 개 하나하나는 그 나름의 개성과 다름을 가지고 있겠지만, 인간은 그걸 모두 인식하고 표현할 시간과 관심과 재주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범주'로 세상 대부분을 인식합니다. '개별'로 다루어지는 대상은 아주 적습니다.


인간은 범주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이 범주에 대한 경험도 점차 쌓여가겠지요.


그러면 그 범주에도 감정이 들어갑니다. 


이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감정도 전부 다 조금씩이나마 다르겠지요? 


그래서 '개'라는 단어는 5천만 한국인 모두에게 다른 '개'입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 내 안에 만들어진 어떤 '범주화'된 '단어'가 나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이 '선입견'입니다.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범주를 묶는 단어에 가지는 인상이 바로 선입견이라는 것이지요. 


나는 아직 그 개별 기독교인을 제대로 알지 못 하지만, 기독교인이라는 범주로 그 사람이 묶이면 지금까지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단어에 가졌던 인상이 그 사람에게 투영되겠지요. 


그런데 내가 그 사람과 어떤 계기로 잘 알게 되고 친해지고 익숙해지면? 선입견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 그 사람을 '개별'로 보게 되니까, '범주화'가 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래서 내가 가진 선입견을 깨는 방법은 빠르게 그 대상을 '개별화'하는 것입니다.


그럴 일은 많지 않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범주의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해서 다른 부분을 많이 알면 됩니다.


대상이 '개별화'되면서 더 이상 그 분류로 보이지 않게 되지요. 



남이 가진 선입견을 깨는 방법은 그 사람에게 나를 빠르게 '개별화'시키는 것이겠지요?


나를 범주화시키는 것과 다른 특성을 팍팍 보여주는 것이지요. 


'의사'라는 단어에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진 분과 친해지고 싶은 의사가 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의사'로 그 사람을 만나지 않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 '웃고 있는 사람'으로 그 사람을 만나면 됩니다. 이걸 빠르게 해내면, '개별화'가 이루어지면서 선입견을 깨고 관계를 만들 수 있지요. 




부정적인 선입견을 긍정적인 선입견으로 바꾸는 방법은, 그 '범주화'된 단어의 긍정적인 면을 알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선입견이 만들어진 단체는 이를 좋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지요. 기부도 하고 좋은 말도 하고...


정치단체들이 이름을 계속 갈아치우는 것도, 이 '범주화'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끔 '이름 바꾼다고 다른 당인 줄 아나 보네'라고 비웃는 분도 있지만, 이 전략은 인간의 본성을 분석한 전략인 것이죠.


반대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는데 거기에 그 단어의 부정적인 면을 더 인식하게 만들면? 더더더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기겠지요. 


이건 정보를 취사선택하면 더 심해집니다. 그리고 인간은 보통 선입견을 강화하는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렇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심해지면 편견, 차별로 이어지지요. 




오늘은 선입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선입견이 없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이를 적절히 조절해야 되겠지요? 너무 한쪽으로 빠지는 것은 보통은 좋지 않습니다.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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