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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Dec 08. 2020

프로토스와 뉴랄 네트워크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오늘은 프로토스 이야기입니다. 

출처 : https://cafe.naver.com/dfghjkleety0/3637

프로토스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하고 비슷하게 2족보행을 하며 이성을 가지고 계급사회 체계를 수립한 종족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우주종족이다 보니 여러 가지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요.


그중에서 제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칼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출처 : 나무위키 '신경삭' 항목


"군단은 우리의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고... 자랑스러운 우리 동족은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결속마저 끊지는 못했다.
우리는 신성한 칼라를 통해 모든 생각과 모든 감정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 신관 아르타니스공허의 유산 오프닝 시네마틱 중 

(출처 : 나무위키 '칼라' 항목)


프로토스 종족은 위 사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머리카락과 같은 신경삭이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통해서 '칼라 네트워크'라는 곳에 접속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이 칼라의 상태에 들어서면 상대의 본의, 감정 등을 서로 완전히 느낄 수 있기에 오해나 거짓 같은 것이 섞일 수 없는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다만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무언가를 숨기는 것은 가능하다.

(출처 : 나무위키 '칼라' 항목)


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의식적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무언가를 숨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면서 뭔가 현실성이 있어 보이는 설정을 추가하였는데, 그래도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프로토스가 안 미칠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비밀'을 만듭니다. 


누구나 내면에 추악함과 변태스러움, 더러움, 이기심이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실수가 아닌 것도 나중에는 실수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그 때는 당당했는데 지금은 좀 걸쩍지근한 행동도 했겠지요. 


그래서 인간은 모두 더럽고 추악하다는게 결론이냐? 아니요.


개인 스스로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바로 그 개인의 정신을 유지하는 기둥이라는 것이지요. 




'나'와 '남'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육체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구별이 됩니다. 


자 그런데 이 육체가 없이, 인터넷 세상에 우리가 존재하게 된다고 해 봅시다. 


그럼 정보의 형태로만 존재하게 되겠죠?


이 상태에서 '나'라는 어떤 정보의 응집체를 인터넷에서 구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있어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 상에서 '나'가 없어지고 '인터넷'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소설에서도 고등생명체일수록, 사고라는 것을 할수록 '군체의식' 같은 설정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대부분 곤충이나 아메바형태의 생물을 내세우지요. 개인의 '자아'가 없어도 괜찮다는 설정을 집어넣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프로토스는 명백하게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감정과 기억, 생각을 모두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인간이 저의 상상력으로는, 이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 인간에게 이런 네트워크가 있다면, 접속하는 순간 접속을 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남'의 수 많은 생각을 탐하게 될 것이고, 동시에 '나'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거든요. 


비밀이 모두 사라지면 자아가 유지가 안되고, 그러면 아마 그 네트워크 자체에 '자아'가 생겨서 거기에 통합되어 버릴 것이니까요. 




이런 상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정신분석 이론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복잡한 내용이니 간단하게만 써 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어머니와 '분리'되는 것 부터 충격을 받습니다. 


왜냐면 태중에서는 어머니와 하나거든요.


그리고 점차 어머니가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파악해 나갑니다. 


이렇게 부모님과 '나'가 서로 구별되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과정이 '개별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안 이루어지는 사람들이 '마마보이', '파파걸' 등등으로 불리지요. 


즉, '개별화'과정은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나'와 '남'을 구별하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지요. 


살아가면서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의 일부에는 '나=저 사람'이라는 통합의 의미가 들어있지요.


이런 개별화가 제대로 안 되면 여러 가지 정신병리를 보이는데, 그런 사람이 상당히 많아요.


육체라는 구별선이 뚜렷하게 있을 때도 잘 안 되는 것이죠.


비밀을 쌓고 쌓아서 겨우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칼라 네트워크'라니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온전히 의사소통 된다는 말은, 거의 모든 비밀이 순식간에 전달된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의식해서 가릴 수 있는 영역은 얼마 안 될테니까요.


이런 일이 일어나면 개인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트루먼쇼가 영화니까 가능하지, 실제로 본인의 생활을 24시간 찍는 것을 한 달만 한다고 해도 미쳐버릴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미쳐버린다고 하니 좀 그렇지만, 여하튼요. 


그런데 생각과 감정 전체가 전달되는 상황이라면 아주 순식간에 자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ㅋㅋ


(스포 - 긁어보세요.) 실제로 아몬이 칼라 네트워크에 침입하자 자아가 거의 사라지고 명령만 듣게 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는군요?? 스타 2는 안해서 몰랐네. 




여러분의 추악함과 비밀스러움, 더러움과 변태스러움이 여러분을 여러분답게 구별시켜주고 자아를 유지시켜준다니 조금 이상하면서도 재밌는 사실 아닌가요?


내 더러운 것도 조금 더 사랑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추가로 조금 더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 엘론 머스크의 '뉴랄 네트워크'가 있는데요. 


이게 과연 인간의 '신경삭'이 될까요? 아니면 그냥 정보만 가져오는 수신기가 될까요?


인간의 미래에 대해서 더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상, 아빠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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