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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 퍼스트 Jul 14. 2017

만만한 식빵


식빵을 통으로 사다 먹을 때면 나는 가끔 이름모를 짐승을 통으로 잡아먹는 기분이 들곤 한다. 먹음직스런 갈색의 껍질이며, 껍질 아래의 하이얀 속살이 결을 따라 쪽쪽 찢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닭을 한 마리 구워먹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즈음이면 어디에선가 읽은 “서구는 수렵문화라서 식탁에서도 창과 칼을 쓰고, 동아시아는 농경문화라서 식탁에서 삽을 쓴다.”는 미심쩍은 문구도 떠오른다. 육식을 하기 때문에 주식인 빵도 고기처럼 만든 것일까? 



하지만 빵이 통으로 잡아먹는 고기같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들 상관은 없다. 괜히 풍성한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적당한 값에 커다란 빵을 한 덩이 사와서 찢어도 먹고, 두껍게 썰어서 구워도 먹고, 껍질만 모아서 돼지 껍데기 튀기는 기분으로 설탕을 발라 튀기기도 할 수만 있으면 왜 그렇게 생겼는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식빵을 덩어리로 파는 집들이 점점 적어지고, 맛있는 식빵이라면서 껍질이 허여멀건한 빵을 내어주는 집들이 늘어나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우리는 점점 큰 덩어리들로부터는 멀어지고, 단물만 빨게 되는 것일까. 식빵으로는 토스트 말고도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    





● 혼자 먹기 : 식빵                   


1. 식빵은 실온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피기 쉽다. 냉동하여 보관하자.
     TIP 냉동한 식빵은 팬에 냉동한 그대로 구우면 냉동 전 상태로 쉽게 돌아간다. 


2. 튀김요리를 할 때에 굳이 시중에 파는 빵가루를 쓰지 않고 식빵을 가루내어 사용해도 좋다.
     TIP 빵을 두번 정도 접어서 감자 가는 강판에 갈아주면 된다.


근본적으로 빵가루는 빵 부스러기다.


3. 팬에 빵을 구울 때는 무조건 약불에서 굽도록 하자. 토스트는 생각보다 쉽게 타버린다.


두번째 장 까지는 괜찮지만, 맨 위의 식빵은 누가 뭐래도 타버린 것이다.





● 식빵 레시피 : 필리치즈스테이크 샌드위치 


 

재료            

식빵 4 장
치즈 2 장
피망 1 개
양파 2 개
불고기용 소고기 200g
버터 한 큰 술 반



레시피              

1. 식빵은 한 면은 그냥 토스트하고, 한 면은 버터를 발라 토스트 한다.
    TIP 버터를 반 큰 술 정도 사용한다.

2. 양파와 피망은 채를 썬다.

3. 팬에 남은 버터를 두르고 센 불에 양파와 피망을 볶는다.
     TIP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준다.

4. 양파가 반투명해지고 노릇노릇하게 지져진 부분이 생기면 소고기를 넣고 볶아준다. 
     TIP 역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가면서 볶는다.
     TIP  센 불에 볶아 물기가 없게 하는 것이 좋다.

5. 빵의 버터가 발라진 면에 치즈를 한 장 얹고, 볶은 고기를 얹어준 뒤 나머지 빵으로 덮어준다.
     TIP 버터가 발라진 쪽이 안으로 향하게 덮어준다.

6. 덮어진 샌드위치를 팬에서 한 번 더 지져주면 좋다.



/글·사진: 이지응




혼자 먹고 사는 남자의 푸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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